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9개월 아기 살해 원장, 부모보다 더 크게 울었다…왜?

지난해 11월 어린이집 원장의 학대로 숨을 거둔 생후 9개월 아이의 빈소[유족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해 11월 경기도 화성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9개월 아기가 질식해 사망한 일이 있었다. 어린이집 원장은 아기가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기의 얼굴을 이불로 덮고 몸으로 눌러 숨지게 했다. 법정에서 당시 범행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이 공개됐다.

24일 수원지법 형사15부(이정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원장 A 씨의 공판에서 검찰은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A 씨는 피해 아동 B 군을 엎드린 자세로 눕히고 나서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쿠션을 머리 쪽에 올린 뒤 아이 몸 위에 올라가 눌렀다. 아이는 이불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쳤지만, 원장은 14분간 누르기를 계속했다.

이어 3시간 가량이 지난 시점에 찍힌 영상을 보면 B 군은 A 씨가 눕혔던 자리에서 이불에 덮힌 채 미동도 없이 누워있다. 무려 3시간 동안 의식 없이 누워있는 B 군을 그대로 방치한 것이다.

영상이 공개되자 B 군의 부모와 지인 30여명은 탄식을 뱉으며 눈물을 쏟았다.

A 씨는 검찰이 영상을 공개하기 전부터 눈물을 쏟더니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에는 피고인석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아예 주저앉아 오열했다.

A 씨는 다만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아이를 재우는 과정에서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지 않은 과실로 원아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해당 과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은 살펴봐 달라"고 변론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상식 밖의 변명으로 일관하고 자기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는다"며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또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아동의 친모는 법정에서 발언권을 얻어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부모는 죽고 싶은 만큼 하루하루가 괴롭고 너무 고통스럽다"며 "피고인은 저희에게 사과 한마디도 없다. 살인의 고의성이 없다고 변명만 하는 피고인에게 최대한의 처벌을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모두 베트남 국적이다.

A 씨는 최후 진술을 하지 않고 큰 소리로 울며 퇴정했다.

선고 기일은 내달 20일이다.

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