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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 “SVB 사태 대형은행으로 번지면 ‘크립토윈터’ 장기화할 수도”
국민의힘 디지털자산위원회 제7차 민당정 간담회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최근 번진 실버게이트은행(SVB) 사태 확대 여부에 따라 ‘크립토윈터(Crypto Winter·가상자산 약세장)’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디지털자산위원회(윤창현 위원장) 제7차 민당정 간담회에 주제발표에 나선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작년부터 이어진 크립토윈터가 SVB 사태 확대 여부에 따라 마무리 또는 장기화될 수 있다며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먼저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현재처럼 중소은행 붕괴 정도에서 멈추고 유럽발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 위험 헤지기능을 가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크립토윈터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중앙은행의 위험관리 능력은 다시 대중의 심판대에 섰고, 사토시 나카모토(비트코인 창시자)가 제안한 탈중앙 금융시스템에 대한 시장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며 “공급물량이 제한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디지털금’으로 주목받으며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뱅크런이 유럽발 금융위기로 전이되면 위험회피 성향이 급증하고 유동성 위험이 커지면서, 기술주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가격이 동반 폭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발 금융위기가 미국 대형은행 붕괴로까지 이어지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될 것이고, 이 경우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도 함께 붕괴돼 크립토윈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재철 KB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종합토론에서 “SVB 사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낙관적인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크립토 자체가 가격변동이 상당히 큰 시장이며, 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로부터 자금 이탈이 시작되면 폭락이 올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크립토 시장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제도권 금융시장 안정 후에도 크립토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정두 금융연구원 전문위원은 크립토윈터가 가상자산의 제도적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활황일 때에는 새로운 규제나 제도변경이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고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시장참가자들의 변화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는 것이다. 반면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규모가 축소된 ‘윈터’ 시기에는 시장반등을 위한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고 새로운 제도가 가져올 충격에 대한 반발은 작다는 분석이다.

그는 “가상자산 거래가 투기 아닌 투자로 인정받도록 하는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본질적 내재가치 인정여부를 떠나 가상자산이 재산적 가치를 지니고 거래 대상이 된 것은 엄연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상자산 거래가 정식 투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거버넌스 형성, 공정한 거래시스템 구축,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감독체계 마련 등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이 전문위원은 “거래소 자율규제와 정부의 공적규제, 민관 공동규제로 발전해 온 증권시장 규제시스템의 발전과정이 가상자산에도 유용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급성장한 가상자산 거래규모나 벌써 네번째 크립토윈터라는 성장통을 겪고 있는 시장상황을 고려한다면, 그냥 지켜만 보는 것은 방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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