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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20억명 '똥물' 먹고 있다"…유엔, 물회의 앞두고 '경종'
국제조약 없어…"결국 부국도 물부족 직면할 것"
오염된 물을 마시는 아이들. [초록우산재단]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세계에서 20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대소변으로 오염된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등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유엔의 진단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발간한 'UN 세계 물 개발 보고서 2023'에서 무분별한 물 소비와 과도한 개발,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물 부족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가난한 국가에 사는 사람들일수록 심각한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약 20억 명이 대소변으로 오염된 식수원을 사용해 콜레라, 이질, 장티푸스, 소아마비 등의 질병에 걸릴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다.

이마저도 의약품과 살충제 등 화학물질, 미세 플라스틱에 의한 오염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이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리처드 코너는 AFP에 "만일 여러분이 충분히 부자라면, 어디에 있든 물을 구할 수 있다"면서 물 부족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코너는 "우리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세계 인구의 40∼50%가 위생시설을 이용할 수 없고, 20∼25%는 안전한 물을 공급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인구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의 절대적인 숫자도 계속 늘 것"이라고 경고했다.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경제적 자원을 제공하고 지구 온난화의 방패 역할을 하는 담수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현재 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지역에서도 앞으로 물 부족 현상이 고질적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인구가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물에 투자하는 자원을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헹크 오빙크 네덜란드의 물 특사는 AFP에 "물 부족이 식량·보건·에너지 안보와 도시 개발 등에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이 유네스코(UNESCO)와 함께 발간한 이 보고서는 22∼2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2023 유엔 물 회의' 개막에 앞서 발표됐다.

네덜란드와 타지키스탄 정부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각국 정상 12명과 장관 100명 등 6천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물 부족 문제 해결과 깨끗한 식수 확보를 위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물 부족은 관한 국제조약이나 전담 유엔 기구가 없는 탓에 국제사회에서 관련 논의가 전무하다시피 했다.

유엔에서 이와 관련해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것은 1997년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 회의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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