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부촌 88세, 스코틀랜드 빈촌 76세…20년 새 2년 더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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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왕세자빈이 지난해 5월 11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있는 세인트존스 초등학교를 방문한 모습이다. 글래스고 지역에서 올해 태어난 아기의 기대수명은 76세로 분석돼 영국 내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영국에서 부유한 지역에서 태어난 아기들이 그렇지 않은 곳에서 태어난 아기들 보다 12년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는 29개 보건 싱크탱크 연합체 ‘헬스이퀄스’가 통계당국 자료를 토대로 총 650개 선거구 별로 올해 태어난 신생아들의 기대수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예측됐다고 보도했다.
기대 수명은 당장 태어나는 아기가 살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기간을 나타내는 것이다. 해당 지역의 보건·복지 수준을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로도 쓰인다.
분석 결과 부촌과 빈촌간의 기대 수명 격차는 10년 이상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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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밀라 영국 왕비가 지난해 10월 13일 런던 웨스트민스터병원 내 산부인과에서 산모와 아이를 만나고 있다. 대표 부촌인 웨스트민스터 지역의 올해 신생아 기대수명은 88세로 영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
수도 런던에서 가장 부유한 곳인 금융중심지 시티오브런던 선거구와 고급주택가인 메이페어가 있는 웨스트민스터 선거구에선 태어난 아기는 88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태어난 아기의 기대수명은 76세로, 부촌 보다 12세나 이르게 생을 마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대수명 상위 20곳 중 18곳이 부촌이 포진해 있는 런던과 남동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대수명 하위 20곳 중 10곳은 스코틀랜드 내 지역이었다.
특히 빈부 지역 간 기대수명 격차는 최근 20년 사이 2년 더 늘어났다.
더 타임스는 이번 결과를 두고 “지역 간에 '놀라운' 격차가 발견됐다”면서 전문가들은 열악한 주거 환경, 열악한 교육과 빈곤으로 인해 수백만명의 생명이 10년 이상 단축됐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캐리 흄 헬스이퀄스 대표는 “영국 기대수명 격차는 완전히 막을 수 있다”면서 “우리의 건강이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는 지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헬스이퀄스는 이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주택가에 녹지를 만들고 교통을 확충하는 등 당국이 정책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