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중국 기술 스타트업들이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부는 미국 지역은행 계좌를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중국 기업들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 기업이 SVB를 비롯해 위기론에 휩싸인 은행에 대한 익스포저를 추정하고 있다.

이는 세계 제 2의 경제대국인 중국이 SVB발(發) 은행 위기에 전염될 위험이 얼마나 광범위한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요구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SVB와 중국 국영 상하이푸둥은행이 절반씩 출자해 설립한 SBV 중국 법인은 SVB파산 직후 독자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고객을 안심시켰다.

관건은 SVB본사와 중국 스타트업 간 관계다. 바이든 행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를 많이 보유한 중국 스타트업들이 중국 정부의 외국인 지분 제한을 피하기 위해 조세피난처인 케이맨제도 같은 곳에 법인을 만들어 왔으며, SVB는 이러한 중국 기업들을 적극 유치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SVB와 거래를 해온 중국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은 당장 없더라도 새로운 은행을 찾아 계좌를 개설하는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금세탁을 막기 위한 심사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문제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는 가뜩이나 중국 정부의 규제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정책으로 타격을 받은 중국 스타트업들에게 또 다른 고통일 수 있다.

리서치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벤처캐피털 거래 규모는 전년에 비해 절반가량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45%)와 전세계 평균(42%)를 웃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