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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진정한 건설기계 명가”
두산, 밥캣 필두로 부활의 신호탄
박정원 “자신감으로 과감한 투자”
HD현대, 새 브랜드에 BI도 교체
‘두산’ 떼고 글로벌 시장 정면승부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콘엑스포 2023’에서 2019년 세계 최초로 시연한 무인자동화 솔루션 콘셉트 엑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콘셉트 엑스2’를 소개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제공]

HD현대와 두산그룹이 건설기계 부문 강자 자리를 두고 맞붙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건설기계 박람회 ‘콘엑스포(Conexpo) 2023’에서다. 콘엑스포는 독일 바우마(Bauma), 프랑스 인터마트(Intermat)와 함께 세계 3대 건설기계 박람회로 손꼽힌다. 3년마다 개최되는 행사로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업계가 총출동한 자리에서 HD현대는 새로운 시작을 알렸고 두산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들은 건설기계 시장의 화두인 무인화·전동화 기술과 관련한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치열한 미래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특히 HD현대가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인수 1년7개월여 만에 ‘두산’을 떼고 정면승부를 선언한 현장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출격해 자신감 있는 경영을 강조하면서 양사 간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됐다. 두 회사 중 어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확실한 눈도장을 찍고 선도기업으로 치고 나갈지 주목된다.

박정원(왼쪽) 두산그룹 회장이 ‘콘엑스포 2023’의 두산밥캣 부스에서 무인 전기 콘셉트 로더 ‘로그 X’앞에서 마이크 볼웨버 북미 지역장에게 두산일두(斗山一斗)를 전달하고 있다. [두산 제공]

두산의 건설장비 계열사인 두산밥캣은 콘엑스포에서 엔진 없이 전기로만 구동하고 무인 기술을 적용해 조종석을 없앤 콘셉트 로더 ‘로그 X(Rogue X)’ 등 첨단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였다.

특별히 박정원 회장이 직접 참석했는데 그룹 차원에서 건설기계 사업에 힘을 실어 ‘건설기계 명가’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두산밥캣 전시관에서 “올해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감을 갖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첨단기술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대우그룹의 해체 이후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해 두산인프라코어로 키워내며 건설기계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극심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두산인프라코어를 HD현대에 매각했고 지금은 인프라코어의 이름으로 인수한 두산밥캣을 핵심사로 운영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두산에너빌리티의 긴 부진 속에서도 현금을 벌어들이는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고 채권단 관리체제 조기 졸업에도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매출 8조6219억원, 영업이익 1조716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성장성을 증명했다. 최근에는 중복 해외 법인을 정리하는 등의 조직 개편으로 사업 효율성도 높였다.

이에 맞서 HD현대의 건설기계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콘엑스포를 일찌감치 새 출발을 알릴 무대로 점찍고 공을 들였다. 전시장 규모를 전보다 50% 이상 늘렸고 최첨단 장비와 친환경 기술, 솔루션 등을 총집결했다.

하이라이트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새 브랜드 ‘디벨론(Develon)’을 단 장비를 최초 공개한 대목이다. 올해 1월 디벨론을 출시한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콘엑스포를 기점으로 모든 건설기계 장비에 디벨론을 사용하기로 했다. 브랜드 파워가 있는 ‘두산’을 떼고 ‘HD현대’로만 승부하겠다는 얘기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2021년 8월 HD현대 그룹으로 편입된 이후로도 두산 브랜드를 사용해왔다. 인수 당시에는 해외 인지도나 영업망을 유지·점검하는 차원에서 두산 브랜드를 3년 정도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HD현대 브랜드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교체 시기를 앞당겼다는 전언이다. 사명도 27일 HD현대인프라코어로 바뀐다.

현대건설기계도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BI) ‘컴포트 인델리전스(Comfort Intelligence)’와 새 슬로건 ‘빌딩 어 컴포트 투모로우(building a comfortable tomorrow)’를 공개했다. 보다 편리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발을 맞춘 행보로 읽힌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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