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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류 트렌드 계속 변화...미개척영역이 바로 전통주”
대동여주도·CU 대중화프로젝트
이지민 대표·박형규 MD 인터뷰
이지민(오른쪽) 대동여주도 대표와 박형규 CU 주류TFT MD가 최근 서울 강남구 대동여주도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며 CU에서 팔고 있는 전통주들을 소개하고 있다. 신주희 기자

전통주의 대중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판로다. 전통주 큐레이션 플랫폼 대동여주도에 따르면 전국 1000여 개의 전통주 양조장 중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곳은 10분의 1 수준이다. 양조장에 가야만 마실 수 있는 술이 태반이라는 의미다.

이런 문제에 공감해 최근 대동여주도와 편의점 CU가 머리를 맞댔다. 편의점 CU는 대동여주도가 발굴한 우수한 술을 CU 유통망을 통해 고객에게 소개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대동여주도의 이지민(44) 대표와 박형규(32) CU 주류TFT 상품기획자(MD)를 최근 서울 강남구 대동여주도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수제 맥주에 이어 와인, 증류식 소주 그 다음에는 위스키가 붐인 것처럼 주류 트렌드는 계속 바뀐다”며 “이 가운데 ‘미개척 영역’이 바로 전통주”라고 했다.

이 대표는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대중이 술을 음미하고 취향을 찾는 훈련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호기심은 이제 새로운 술인 전통주를 향하고 있지만, 어떤 기준으로 좋은 술을 찾아야 하는지 아직 생소하다는 게 그의 분석이었다. 대동여주도가 매주 전통주를 평가하는 ‘테이스팅 리포트’를 발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MD도 “와인과 위스키는 해외에서 평가된 정보는 많지만 전통주는 거의 정보가 없다시피 하다”며 “그렇다 보니 (소비자도) 유통 채널에서 취급하는 술 위주로 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통주에게도 기회는 찾아왔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지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통주 양조장도 속속 생겨났다. 박 MD는 “예전과 달리 전통주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며 “편의점에서는 항상 장수·지평막걸리만 팔렸는데 어느 순간 바밤바·독도막걸리가 기존 막걸리 매출을 제쳤다. 특히 판매 데이터를 보면 20~30대 여성에게 인기가 좋다”고 했다.

이런 전통주도 오프라인 편의점 매장에서 선방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영 성과가 좋지 않았다. 박MD가 지난해 12월 대동여주도의 사무실을 찾은 이유다. 박 MD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전체 주류 매출은 1년 새 6배나 뛰었지만 전통주만 그대로였다”며 “그래서 ‘온라인 플랫폼에서 엄선한 전통주를 선보이고 소비자들에게 알리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전통주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위생·품질 준수와 2030세대의 눈길을 사로잡는 브랜딩이라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박 MD는 “양조장에서 납품을 요청해 직접 현장에 가보면 기본 위생수칙을 안 지키는 곳도 더러 있었다”며 “오랜 전통을 유지하다 보니 시설도 낙후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곳의 술은) 거절하기 너무 죄송스럽지만 상품화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도 “술을 기가 막히게 잘 빚는데 라벨이나 병 디자인, 브랜딩이 아쉬운 경우가 정말 많다”며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라벨 등을 바꿔보자고 하는데 생산자의 고집이 있다 보니 잘 반영이 안 되기도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전통주의 대중화를 위한 대동여주도와 CU의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금은 CU 주류 특화매장에서만 구할 수 있는 전통주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는 것이 두 업체의 목표다. 이를 위해 시즌마다 추천하는 술도 달리할 계획이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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