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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그너 그룹, 러 국방부 견제에 갈려나갔다”[원호연의 PIP]
프리고진 “탄약 달라니 정부 직통전화 끊겨” 불만 토로
쇼이구 국방·게라시모프 육군참모총장이 프리고진 견제
바흐무트 전투 9개월 째 …와그너 병력 빠르게 소진
와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3일 바흐무트 외곽에서 바흐무트 지역을 러시아 군이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러시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바흐무트를 9개월 동안 공략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 군이 통제하고 있다.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견제하려는 러시아 국방부가 보급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서 병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CNN과 프랑스24 등 해외 매체 보도에 따르면 바흐무트 지역에서 전투를 이어가고 있는 와그너 그룹의 용병들에게 충분한 탄약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와스너 그룹이 꾸준히 진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흐무트 시내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통제 하에 있다고 전했다.

와그너 그룹 수장인 프리고진은 공개적으로 러시아 국방부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9일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서 “탄약을 좀더 달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한 이후 정부로 통하는 직통 전화가 끊겼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앞서 국방부가 와그너 그룹이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데 필요한 탄약 공급을 막고 있다고 비난했고 심지어 대중이 군부에 보급을 늘리도록 압력을 가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와그너 그룹 전투원들이 바흐무트 지역 건물 옥상에서 와그너 그룹 깃발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와그너그룹은 전쟁 초기 러시아가 동원령 없이 전쟁을 수행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러시아는 개전 6개월 이상이 지난 9월에야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스티븐 홀 배스대학 러시아 정치 전문가는 “전쟁 초기 와그너 그룹의 성공은 프리고진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을 것”이라며 “그는 자신감에 넘쳐 푸틴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바흐무트 공략은 프리고진의 정치적 승부수 였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전략적 중요성이 높지 않은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은 바흐무트를 사수하기로 결정했고 서방 측의 철수 권고에도 불구하고 예비병력을 투입하면서 9개월 째 도시를 방어하고 있다.

프리고진의 정치적 도약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육군 참모총장 등 러시아 군부 내 경쟁자들을 자극했다. 이들은 프리고진을 바흐무트에서 고전하도록 방치함으로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에서 그를 견제하려고 했다.

조셉 모세스 국제안보베로나연구팀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탄약은 점점 더 희귀한 자원이 되어가고 있고 와그너 그룹과 국방부는 모두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상대 자원이 고갈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군에 붙잡힌 와그너 그룹 용병들은 교도소에서 모집돼 짧은 군사 훈련 후 바흐무트 전장에 투입됐지만 소총이나 실탄 등 무기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실토한 바 있다. 와그너 그룹의 병력은 서방 무기로 중무장한 우크라이나 군에 의해 빠르게 소모됐고 우크라이나 군과의 교환비는 5대 1에 달하기도 했다.

최근 프리고진이 실제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 바흐무트 지역을 와그너 그룹이 점령했다고 주장한 것 역시 지지부진한 전황에 대한 정치적 조바심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스티븐 홀 배스대학교 러시아 정치 전문가는 “프리고진이 바흐무트를 빠른 시간 안에 점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푸틴 대통령의 호의를 되찾기 위해 빨리 전선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세스 연구원은 “와그너 그룹의 성과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쇼이구 장관의 ‘패트리어츠’와 같은 다른 용병기업이 더 많은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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