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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영남 “따뜻한 서사 좋아 ‘일타’ 출연 결심”
아이·어른들이 같이 성장하는 이야기 매력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코미디가 없는 유일한 배역이라 겉돌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다. 희로애락이 있는 캐릭터들 사이에 다른 배역을 연기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배우 장영남(50)은 아들 둘의 엄마이자 일류 로펌 변호사 ‘장서진’으로 분했다.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과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의 로맨스로, 장영남은 두 아들에게 집착하는 ‘입시맘’ 역할을 소화했다.

실제로 10살의 아들을 키우고 있는 장영남은 “아이가 1등, 2등 해야 한다는 극성 엄마가 아니다”며 “캐릭터가 저와는 결이 달라 불편한 지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장서진이 드라마 배역 중 유일하게 코미디가 없는 배역이라 더 힘들었다. 그는 “드라마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로, 역할마다 코믹이 있었다”며 “나는 (코미디가 없어) 둥둥 떠있는 것 같아 이질적인 캐릭터로 분위기를 망치면 어떡하나 걱정될 정도”라고 고백했다.

장영남은 ‘장서진’이 왜 이런 인물이 됐을 지에 대해 고민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지독하게 공부를 한 게 아닐까. 부잣집 딸일 것 같지만, 사실 더러운 꼴을 많이 보면서 자란 사람일 거라고 캐릭터의 전사(前史)를 유추했다. 그는 “때로는 지적인 면으로 자신을 미이라처럼 똘똘 포장하지만, 사실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 장서진”이라며 “최대한 차분함과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다”고 말했다.

장영남이 드라마 ‘일타 스캔들’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그는 “서사의 따뜻함이 좋았다”며 “가치 있는 삶이란 공부 잘하는 삶보다 내가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삶을 찾아가는 것으로, (드라마에선) 결국 아이와 어른들이 같이 성장한다”고 전했다.

장영남은 극중 두 아들인 선재(이채민)와 희재(김태정)와 호흡이 좋았다고 전했다. 그는 “희재는 한 마디도 없이 5회까지 끌고가야 하는 어려운 캐릭터”라며 “현장에서 말을 거의 안하면서 촬영에 집중하려는 모습이 기특했다”고 말했다. 선재에 대해선 “보여진 대로 밝고, 건강하게 자란 듯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았다”며 “우리 때는 눈치를 많이 봤는데, 그런 게 없더라”고 전했다.

장영남이 장서진 역을 비롯해 최근 다양한 배역을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연극 배우로서의 경험 덕분이다. 그는 서울예술대(당시 서울예전)를 졸업한 후 1995년 극단 목화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오태석 단장에게 혼이 나면서 혹독하게 연기력을 쌓아나갔다. 그는 “내 연기는 연극이 기본”이라며 “연극에서 기본기를 잘 다져놓아 매체 연기에서 버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영남의 연기 인생이 사실 평탄치만은 않았다. 그는 “최대 고비는 40살 무렵”이라며 “내 연기가 모두 잘못된 것 같고, 번아웃이 온 것처럼 (부정적인 생각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하지만 “그러다 놓친 부분을 생각했다”며 “같은 종류의 캐릭터라도 여러 표현 방법을 생각하면서 (남들과) 조금 다른 지점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초등생 아들을 픽업하러 갔다가 아들 친구가 ‘엄마가 일타 스캔들 잘 봤다’는 말을 하더라”며 “큰 사랑 주셔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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