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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품에 안긴 엠로…오픈AI와 MS의 만남처럼(?)
개인 매수에 시총 4000억 돌파
구매관련AI 글로벌 경쟁력 갖춰
해외진출시 시너지 가능성 높아
단기급등 부담↑…실적확인 필요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삼성SDS의 인수발표 이후에도 엠로 주가가 상한가에 근접하며 질주하고 있다. 챗지피티를 개발한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은 것처럼 엠로가 삼성그룹의 일원이 되면서 누릴 수 있는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15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엠로 주가는 16일에도 20% 이상 급등하며 시가총액 4000억원을 돌파했다. 개인들의 매수세가 뚜렷하다.

엠로는 2022년 9월말 현재 삼성은 물론 현대차그룹, LG 등 대기업은 물론 공기업과 금융기관까지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공급망관리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의 탁월한 성능 때문이다. 챗지피티가 인간의 언어로 대화가 가능한 일반형 AI라면, 엠로의 AI는 공급망 관리에 특화됐다.

엠로의 ‘스마트 쿼테이션 닥터’는 표준단가 자료군(database) 구축부터 견적서 자동 분석, 데이터 관리 등 견적서 분석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수행한다. 합성곱신경망(CNN) 알고리즘을 활용한 텍스트 인식·자동분류 능력을 갖춰 과거 견적서에서 유사 품목을 자동 검색하고, 협력사의 견적서와 비교까지 해준다. 이전에는 구매담당자가 수 만개 품목을 일일이 검토해야 했지만 엠로의 AI를 활용하면 이같은 번거로움 없이 정확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엠로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관련 국내외 기술 및 장치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공급망 AI부문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이다. 하지만 전체 매출의 99%가 국내에 집중돼 있다. 해외진출이 엠로의 가장 큰 숙제인 셈이다.

기업들의 공급망 관리는 자체적으로 이뤄지거나 기존에 협력해 온 업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급망은 영업의 핵심에 해당하는 만큼 상당한 신뢰관계 없이는 외부업체에 관리를 맡기기 어렵다. 엠로가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 해외 기업들과 거래를 트기는 쉽지 않은 이유다. 삼성과의 협력은 해외진출을 이룰 수 있는 반전의 카드다.

삼성SDS는 이미 공급망 계획 솔루션 넥스프라임(Nexprime SCM), 공급망 물류 실행 솔루션 첼로(Cello)를 보유하고 있다. 계획-구매-실행을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공급망(SCM) 플랫폼에서 유일하게 구매 부분이 빠져있었다. 이 빈 자리를 메우게 된 것이 엠로다. 최근 삼성SDS는 기업 클라우드 시장도 본격 공략하고 있다. 엠로가 신주력 사업으로 육성해 온 사업부문 가운데도 클라우드를 활용한 AI기반 소프트웨어가 있다.

지분 매각 후 송재민 엠로 대표도 “양사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삼성과의 시너지가 경영실적에 언제 얼마나 반영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M&A로 급등한 주가가 아직은 구체적인 전망에 기초한 것이 아닐 수 있는 위험이다. 엠로의 지난 해 경영실적 추정치는 매출 599억원 주당순이익(EPS) 687원이다. 올해 전망치는 매출액 697억원에 EPS 874원이다. 올해 이익 기준으로 따져도 주가수익비율(PER)이 40배를 넘는다. 유사업종 기업인 더존비즈온(33배) 보다 훨씬 높다. 시너지 파트너인 삼성SDS 주가는 엠로 인수 후에도 큰 움직임이 없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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