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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러, 추락한 무인기 인양 경쟁...충돌 원인 두고도 ‘옥신각신’
러 “잔해 수거 美 개입 확인할 것”
美 “정보가치 없지만 러에 안넘겨”
양국 국방장관 통화에도 입장불변
로이드 오스틴(위쪽 사진 왼쪽) 미국 국방장관이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 1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아래쪽 사진 오른쪽)이 같은날 모스크바에서 알리 마흐무드 아바스 시리아 국방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군용기 충돌 사건을 두고 팽팽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스틴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쇼이구 장관과 통화했다고 전하며 양국이 고위급 핫라인을 가동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AP·타스]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한 뒤 흑해로 추락한 미국 무인기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인양 경쟁에 나섰다. 러시아가 인양에 성공할 경우 외교적 파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양측은 사건의 원인과 책임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15일(현지시간) CNN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미국과 러시아가 전날 흑해 국제수역에 추락한 미국 MQ-9 리퍼 무인기 인양 경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러시아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연방안보회의 서기는 이날 국영방송 로씨야1에 출연해 흑해에 추락한 미국 무인기의 잔해를 연구하기 위해 인양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그것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도해야 한다”면서 “미국인들은 적대행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계속 말하지만 드론은 그들이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또다시 확인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무인기를 강제로 추락시키기 직전 정보 가치가 있는 데이터를 모두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는 다른 나라가 그 무인기를 손에 넣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 가치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고 밝혔다.

이때만 해도 미국은 무인기가 흑해 깊은 수심에 잠긴 만큼 인양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이 무인기 인양 가능성을 언급하자 태도가 일변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무인기가 추락한 지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현재 흑해에 해군 수상함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이 지역에는 많은 동맹국과 친구가 있다”면서 “우리는 인양작업에 나설 것이며 미국의 재산을 미국의 손에 남아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지만 대화의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후 양국의 외교수장의 입에서 나온 말을 종합해보면 양측이 자신들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 전투기의 충돌이) 무모하고 안전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것”이라며 “동맹국과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이 러시아가 흑해 연안 지역에 설정한 영공 제한을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도발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면서 “두 거대한 핵강국 간에 벌어지는 모든 충돌은 항상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양국이 대화채널을 가동한 만큼 직접적인 충돌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장관은 “현재 우리는 어떤 잠재적 긴장 고조 가능성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소통선을 열어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며 “즉시 전화 통화를 통해 서로에게 관여하는 것은 매우 핵심적이며, 이것이 오판을 막는 것을 돕는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양국 간 관계가 가장 낮은 지점에 있으며 비참한 상태에 있다”면서 “러시아는 건설적인 대화를 거부하지 않았으며 지금도 거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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