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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혼란’ 美경제 냉각조짐...금리인상 멈추나
골드만삭스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시장, 연준 긴축 정책 변화 기대감 ↑

미국 경제가 냉각될 조짐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의 효과가 미 경제 전반에 서서히 나타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촉발된 금융 시장 혼란이 경제 위기로 이어질 것이란 불안한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50.6%로 추정됐다. 전날 30.6% 대비 20% 급증한 것이다. 기준 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전날 69.4%에서 49.5%로 감소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SVB 파산 사태가 불붙인 금융 위기가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중소형 은행들의 예금 인출 사태를 지적하며 미국의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대비 0.3%포인트 내린 1.2%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의 금융 시장 혼란이 은행 대출 기준 강화로 이어질 경우 총수요와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금융권발 경제 위기 가능성을 놓고 연준이 금리 결정을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융 위기는 수요를 파괴하고, 소비자들은 대량 구매를 보류하며 기업들은 지출을 미루고 있다”면서 “금리는 수요 붕괴를 평가할 수 있을 때까지 중단돼아 한다”고 강조했다.

밥 미켈레 JP모건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은 연준이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물가 하락과 소비 둔화 등 미국 경제가 서서히 얼어붙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는 것도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인플레이션 대응이라는 연준의 긴축 동력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의 금융 불안과 경기 냉각 조짐이 연준의 금리 인상 지속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0.3% 상승할 것이란 시장의 예측과 정반대의 결과다. 도매 물가를 보여주는 PPI는 소비자 물가 선행하는 경향이 있으며, 연준의 금리 결정에도 핵심 고려 지표 중 하나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도 줄고 있다. 같은날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4% 줄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역시 기준 금리 결정에 있어 연준의 최우선 순위가 기존 인플레이션 대응에서 금융 시장 혼란 수습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스티븐 스탠리 산탄데르 US캐피털마켓 이코노미스트는 “현 시점에서 내주 연준의 결정은 은행권과 금융 시장에 얼마나 큰 혼란이 남아있는지에 대한 함수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서는 연준의 성급한 금리 인상을 경계하며 여전히 ‘베이비 스텝’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치는 시각도 존재한다.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에 연준이 ‘금리 동결’로 응답하는 것은 지나친 대응이라는 주장이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의 심각성에 대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면서 “금융 안전성에 대한 불안을 부채질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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