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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發 위기론 재확산...국내증시 새 ‘뇌관’되나
위험회피 심리 확산 달러 강세 초래
취약한 금융회사들 충격 불가피할듯

스위스 2대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에 대한 부실위험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유럽증시가 급락했고,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장중 하락 후 막판에 회복되면서 혼조 마감됐다. 미국 은행 파산이 유럽 은행권에 대한 염려로 번지는 모양새인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직후 찾아온 CS발(發) 위기론은 국내 증시에 또 다른 차원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S는 최근 2021년과 2022년 연간 결산 보고서와 관련해 회계상 내부 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CS는 5개 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지난해 4분기에만 1000억달러 이상의 고객 자금 유출을 겪어 이미 상황이 악화한 상태였다. 특히 CS의 최대 투자자인 사우디국립은행(SNB)이 추가적인 재정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이 더욱 고조됐다. 이에 CS 주가는 유럽 시장에서 장중 30%가량 폭락하고,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의 가격도 장중 20% 이상 폭락하면서 은행권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은행권의 건전성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CNBC에 출연해 금융 부문의 압박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는 은행 파산이 은행 산업에 전반에 대한 심리를 바꿔놓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하니 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우리는 숲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라며 적어도 몇주간 시장은 공포와 반등 사이에서 요동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2.4%,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47.6%에 달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날의 30.6%에서 증가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41포인트(10.16%) 오른 26.14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는 당분간 ‘찬바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16일 “유럽중앙은행은 CS와 관련한 거래 상황을 질의했고, BNP파리바는 CS가 거래상대방인 파생상품 거래를 중개하지 않겠다고 고객들에게 알렸다”며 “이는 위기가 확산되는 걸 막겠다는 의도지만, 오히려 이런 소식들이 시장이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안전을 추구하는 예금자들이 이동하면서 취약한 금융회사들이 한동안 흔들릴 전망”이라며 “다만 가파르게 기준금리가 오른 게 이런 현상을 만든 이유 중 하나라는 평가에 기준금리 인상 기대는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현 NH선물 연구원은 이날 “CS 사태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스위스 중앙은행과 연준(연방준비제도)으로부터 실질적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 위험회피 심리는 달러 강세를 이끌 것”이라며 “2022년 10월 CS 위기설 당시 스위스 중앙은행은 연준과의 스왑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고 이번 역시 비슷한 흐름이 진행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만큼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조기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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