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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 SVB에 놀란 당국…경제 위기와도 은행 망하지 않게 ‘완충자본’ 부과
[로이터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서정은 기자] 경제 위기 시 은행이 급격한 유동성 위기를 겪지 않도록, 앞으로 은행이 경기가 호황일 때 미리 자본을 쌓아두는 제도가 도입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나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처럼 갑작스런 고객 자금 유출로 파산에 이르지 않도록, 자본을 먼저 쌓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 경영진에 보수 결정 과정에 주주가 직접 참여하고, 금리 인상기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이익 성장 등 경영성과와 무관한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도입된다.

금융당국은 16일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3차 실무작업반 회의 결과, 국내 은행에 연내 ‘경기대응완충자본(CCyB)’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제3차 회의에서 은행권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제도 정비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회원국에 권고한 규제로, 경기가 호황일 때 은행들에게 위험가중자산의 최대 2.5%까지 보통주 자본을 추가 적립하도록 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 제도 도입 이후에도 6년째 적립률이 0%다.

금융위는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고, 향후 경기가 나빠질 경우 적립한 자본으로 건전성을 유지하고 실물 부문에도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급증한 여신의 향후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2~3분기 중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별 손실흡수능력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도입’도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추진키로 했다. 현재도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해 손실흡수능력을 점검하고 있으나, 추가자본 적립을 요구하는 등 직접적 감독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금융위가 도입을 예고한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도 이날 회의에서 다뤄졌다. 금융감독원 평가 결과 은행이 적립한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이 향후 예상 손실에 비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금융 당국이 은행에 대손준비금을 더 적립하라고 요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의 은행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 규정 변경을 1월 26일 예고한 상태다.

은행의 손실 흡수 강화와 보수 체계 개선은 최근 미 SVB 파산 사태와 맞물려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SVB는 미 금융 당국이 압류에 나서기 몇 시간 전 임직원에게 연간 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TF 실무작업반은 다음 주로 예정된 4차 회의까지 은행의 성과 보수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비은행권 업무 범위 확대 등 은행의 비이자 이익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이어질 회의에서 다룰 예정이다.

yjsung@heraldcorp.com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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