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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하기 직전 다 팔고 튀었다"…'꿈의 소재'로 주가 8배 띄운 이 회사
최우식 국일제지 대표[국일제지 공식 홍보동영상 캡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 사업을 하겠다며 주가가 급등했던 코스닥 상장사 국일제지의 오너가 최근 지분을 대부분 처분하고, 그 직후 기업회생(법정관리)을 신청해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일제지는 13일 이사회 결정으로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주식 거래도 정지된 상태다.

회생절차를 신청한 직접적 원인은 사채 원리금 230억여원을 지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일제지는 업황이 계속 악화돼 2020년 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1년 6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해는 적자폭이 111억원으로 더 커졌다.

문제는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직전 이 회사 오너인 최우식 대표가 자신의 지분을 거의 대부분 팔아치웠다는 것이다.

국일제지는 지난 8일 최 대표의 지분 4100만주(지분율 32.13%) 중 3188만5000주(24.98%)를 스포츠용품 업체 디케이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총 대금은 357억원이다.

디케이원은 사원수 3명, 연매출 5억원, 자산총계 9억원의 업체로 357억원 인수대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 운영능력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최 대표는 또 같은 날 남은 주식 911만5000주 중 745만5000주를 장내매도했다.

이같은 계획이 미리 알려졌는지 1주당 2200원 안팎에 형성돼있던 주가는 6일 1967원으로 떨어지더니, 7일 1916원으로 하락했고, 급기야 8일에는 최 대표의 대규모 매도물량으로 하한가에 가까운 1364원까지 급락했다. 주가는 이후에도 3거래일 연속 떨어져 13일 800원으로 마감했는데, 회생신청 공시가 나오면서 거래정지까지 돼버린 것이다.

국일제지는 2018년 이후 '구글과 협력해 그래핀 사업을 하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워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1주당 1000원 안팎에 거래되던 것이 2019년11월에는 8300원까지 8배 넘게 뛰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래핀 관련 매출은 난 것이 없다. 지난해 연말 기업설명회에서 최 대표는 '2024년부터는 그래핀 부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 말했으나 기업회생 신청으로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최 대표가 기업회생 신청 직전 지분을 매각한 것은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거래로 불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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