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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형 야간 소아의료체계' 보조금은 '싯가'..."소청과가 횟집이냐?"
서울시, 4월부터 서울형 야간 소아의료체계 구축·운영
강남-강북 4곳씩 총 8개 동네의원 선정해 밤 9시까지 운영
서울시 "운영비 지원" 발표했지만, 정확한 금액은 밝히지 않아
필수인력·운영비 필요한 소청과 전문의들 "소청과가 횟집이냐?"
현재 4개인 달빛어린이병원 추가 지정도...1곳은 지금도 전문의 부재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도 소청과 전문의 채용 못해 3월 개원 지연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소아청소년과가 횟집이냐?”

서울시가 오는 4월부터 오후 9시까지 진료하는 동네 소아청소년과 8곳을 지정·운영하겠다고 대대적으로 공표했지만, 소청과 전문의들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야간 진료에 필요한 운영비를 시가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소청과 전문의들에게 구체적인 운영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다.

14일 서울시는 전날 발표한 ‘서울형 야간 소아의료체계’를 통해 시내 소청과 8곳을 ‘우리아이 안심의원’으로 지정해 경증의 아픈 아이가 응급실 대신 외래 진료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밤 9시까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모를 거쳐 강남권 4곳, 강북권 4곳 총 8곳의 동네 의원을 선정해 4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또, 24시간 응급 소아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은 경증과 중증으로 나눠 현재 3곳(서울대병원·신촌 세브란스병원·서울 아산병원)에서 7곳으로 늘린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소청과 진료비는 30년 동안 묶여 있어 전체 15개 진료과 중 가장 낮다. 2021년 의원급 의료기관(동네 병·의원) 기준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만7611원이다. 지난 10년간 유일하게 진료비가 줄어든 과로, 5년간 동네 병의원 662곳이 폐업했다. [헤럴드경제 DB]

당장 내달부터 이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해당 공모에 지원하는 소청과는 없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내 대부분 소청과에 전화를 돌렸지만 ‘우리아이 안심의원’에 지원하겠다는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내 동네소청과는 463개에 달하지만,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는 것은 서울시가 구체적인 운영지원금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 관계자는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해당 예산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도 전체 예산규모를 밝히지 못했다.

그러나 동네 소청과 의사들은 구체적인 운영비 규모를 모른 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만찮은 인력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한 소청과 전문의는 “시에선 ‘싯가’에 맞춰 지원하겠다고 한다”며 “오죽하면 소청과가 ‘횟집’이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그는 “평일 매일을 전문의 한 사람이 오후 9시까지 진료를 할 순 없다”며 “시가 적절한 운영비를 지원하고, 필요 인력을 구해주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또 야간·휴일 소아외래가 가능한 정부지정 의료기관인 ‘달빛어린이병원’을 현재 4곳에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하지만 이미 운영 중인 달빛어린이병원 4곳 중 1곳은 소청과 전문의가 없다. 소청과 전문의 구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실제 3월 중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오픈을 준비하는 대전시 역시 지난해부터 소청과 전문의를 구하기 위해 4차 공고까지 냈지만, 끝내 구인에 실패했다. 이 탓에 3월 오픈도 불가피하게 지연되고 있다.

한편, 소아청소년과 의사회는 오는 29일 서울시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소청과 폐과’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지난 5년간 소청과 662곳이 폐업을 하는 등 소청과 간판을 달고서는 병원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소청과는 지난 2011년부터 10년간 연평균 진료비가 감소한 전문과목이다. 2021년 소청과 진료비는 5134억원으로 최하위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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