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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블록스 등 돈줄 ‘꽁꽁’ 스타트업 줄도산 공포
2008년 이후 스타트업 산파역할
서클, USDC 준비금 33억원 묶여
스타트업 수십 곳 급여 지급 스톱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의 실리콘밸리은행 한 지점에서 예금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은행 직원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AP]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산파 역할을 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스타트업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파산 수순을 밟게 된 SVB는 지난해 말 기준 총 예금 1754억달러(약232조원)인 미국 16위 은행이다. 2500개 이상의 벤처캐피털(VC)과 헬스케어, 테크 중심 스타트업의 44% 가량이 SVB에 예금을 갖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스타트업 붐이 일자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스타트업들은 SVB에 자금을 대거 예치했고 임직원들도 개인 자산 관리와 주택담도 대출을 위해 SVB를 이용했다.

벤처캐피털 업체들도 SVB와 거래하면서 새로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자금을 대출해 왔다.

SVB의 파산으로 예금이 묶인 기업 중 대표적인 곳은 메타버스의 선두주자 로블록스다. 로블록스는 지난 10일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2월 말 현재 30억달러(3조 9690억원)의 현금 중 5%가량을 SVB에 예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리적 가격의 스트리밍 하드웨어로 브랜드를 구축한 로쿠는 보유현금의 약 26%인 4억8700만달러를 SVB에 예치하고 있다.

스티븐 라우덴 로쿠 CFO는 “SVB에 대한 회사의 예금은 대부분 예금자보호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면서 “현재로서는 SVB에 예치한 현금을 어느 정도까지 회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기반의 지불 기술 기업 서클은 SVB의 파산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기업 중 하나다. 이 업체는 스테이블 코인 중 하나인 USD코인(USDC) 준비금 400억달러(52조9000억원) 중 33억달러(4조3659억원)가 SVB에 남아있다고 밝혔다. 딜로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1월 중순 기준 서클은 약 445억 달러 상당의 USDC 토큰을 유통 중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통화에 가치가 고정(페그)된 가상 자산이다. USDC는 미국 달러와 가치가 1대 1로 고정돼 있다.

발표 직후 USDC의 가치는 0.87달러로 하락하며 1달러 페그를 상실하기도 했다. 이후 서클은 준비금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기업 자체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외에 이미 파산한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가 SVB에 2억2700만달러(약 3003억원)를 보유하고 있어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 변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온라인 유통업체 엣시와 워싱턴DC 기반의 커피업체 컴패스커피도 SVB 파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장관 출신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에서 “이달 급여일을 맞추기 위해 예금을 사용하려 했던 스타트업이 최소 수십개는 될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미국 혁신 시스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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