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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 품은 카카오…카카오엔터 상장 ‘불’ 당길듯 [투자360]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SM) 인수전이 카카오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에도 속도가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스엠 인수를 통해 ‘공룡’ 엔터로 재탄생하게 됐고, 엔터 업계 전반의 주가 역시 상승하고 있어 카카오엔터로선 기업가치 산정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한편, 카카오와 하이브의 잇단 공개매수로 치달았던 에스엠 주가는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측돼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는 카카오가 에스엠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카카오엔터 상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2일 하이브와 카카오는 에스엠 경영권은 카카오가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사업과 관련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엔터를 사실상의 인수 주체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2월 7일 에스엠과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카카오엔터에 계약상 지위 및 권리를 양도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후 밝힌 공개매수 계획에서도 카카오엔터와 카카오가 절반씩 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에스엠 인수는 카카오엔터가 목표로 하는 2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평가돼왔다.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2021년 4월 2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상장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프리IPO(기업공개)로 여겨지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에 대한 유상증자에서 11조원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평가돼, 목표치에 크게 못 미쳤었다.

카카오엔터는 에스엠 인수를 하게되면 업계 1위인 하이브를 넘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약점으로 꼽혔던 해외 매출 역시 확대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는 아이유, 아이브 등 인기 아티스트를 대거 보유하고 있으나, 해당 아티스트들의 해외 영향력은 타사 대비 미흡한 것으로 평가돼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와 에스엠을 합하면 음반판매량은 연간 2500만장 이상으로 공연 모객수는 250만명 이상의 초거대 엔터사가 또 하나 탄생하게 됐다”며 “이는 1위 엔터사 하이브에 근접하는 규모”라고 말했다.

또한, 연초 이후 경쟁사들의 주가 수준이 높아진 것 역시 카카오엔터 상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JYP Ent.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트와이스와 블랙핑크가 예상외의 선전을 보이며 주가 상승을 부양해왔다. 10일 종가 기준 연초 이후 각각 주가는 15.6%, 15.5% 상승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보다 트와이스의 월드투어 규모가 컸고 선주문량 역시 170만장을 돌파하며 JYP 자체 IP(지식재산권)의 성적이 좋았다”며 “와이지의 경우 오는 31일 솔로 데뷔를 하는 블랙핑크 지수의 사전 주문 실적이 높게 나타나 펀더멘털 측면에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PO 과정에서 동종업계 기업(Peer Group)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경우가 많아 같은 업종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면 가치를 높여 상장하는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스엠 주가는 당분간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의 대항 공개매수 가능성을 반영해 지난주 에스엠 주가는 16만120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에스엠 인수전이 빠르게 마무리되며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10시 2분기준 에스엠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0.57% 하락한 11만7400원을 기록 중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 주주는 단기에 높은 변동성을 견뎌야 할 것”이라며 “단기에 수급이 집중된 점 외에도 SM 3.0을 통한 가파른 실적 성장이 달성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이브에 대해선 경영권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승자의 저주를 피하고 플랫폼 협력 합의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박 연구원은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약 1조원의 투자유치와 3000억원의 차입을 진행한다면 기존 주주 지분이 크게 희석되고 이자비용 증가로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향후 양사 간 플랫폼 협업이 이뤄질 방법과 창출하게 될 시너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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