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살 여아의 머리를 CT로 촬영한 사진. 두개골 속에 쌍둥이 태아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다. [트위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중국에서 갓난아이 두개골에서 쌍둥이 태아가 발견됐다. 10㎝ 가량 길이의 이 태아는 상체, 뼈, 심지어 손톱까지 자라 있었다.

10일 홍콩01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같은 사례가 지난해 12월 신경학 저널에 실렸다.

중국 푸단 대학 병원 의사들은 머리가 크고 운동 능력에 문제가 있어 부모가 병원으로 데려온 1살 짜리 여아의 두개골에서 일란성 쌍둥이 기생 태아를 발견하고 제거했다.

중국 1세 여아 머리 속에서 발견된 태아의 CT 촬영 사진과 수술로 제거한 모습이다. [월터스 클루베 헬스, 메드 페이지 투데이 갈무리 ]

의료진은 아이 머리에 단순 종양이 있다고 판단해 CT(컴퓨터 단층 촬영)를 찍었다. 그런데 아이 두개골에선 태아가 웅크린 채 여아의 뇌를 짓누르고 있었다. 아이와 연결된 혈관으로부터 양분을 공급받아 뼈와 팔, 손까지 발달한 상태였다. 아이는 두개골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태아로 인해 뇌 일부분에 척수액이 고이는 수두증(물뇌증)을 앓고 있었다.

의료진은 즉시 기생 태아를 두개골에서 제거했다. DNA 분석 결과 해당 태아는 아이의 쌍둥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도태돼야 하는 분리된 수정란이 전뇌로 발달하면서 이 같은 사례가 발생했다.

생존한 아이가 장기적인 뇌 손상을 겪을 지는 분명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 종제 푸단대 신경과 전문의는 "두개(頭蓋) 내 안에 '태아 속 태아’가 분리되지 않은 배반포에서 자라났다"고 말했다.

기생 태아는 정상적으로 수정된 태아에 기생해서 자라며 단독으로는 생존할 수 없기에 ‘태아 속 태아’(fetus-in-fetu, FIF)라고 불린다.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발생률은 50만분의 1로 매우 드물다.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는 약 200건이다. 일반적으로 유아기에 많이 발견되지만, 성인에게서도 극소수 사례가 있다. 복부에 큰 덩어리가 지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골반, 입, 창자, 심지어 음낭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특히 두개골 내부에서 발생하는 사례는 18건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