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SM 타고 상장 노리는 카카오엔터...카카오 주주 셈법 분주
‘IPO 효과’ 모회사 주가상승 모멘텀
일부 중복상장 따른 가치 희석 우려

카카오의 SM엔터엔먼트(에스엠·SM) 인수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위한 포석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자회사 상장이 카카오 주가에 미칠 영향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자회사에 대한 지분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자회사 중복상장에 따른 가치 희석 우려도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에스엠 인수에 나선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7일 에스엠과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한 뒤 주가는 7만900원까지 상승했지만, 하이브가 참전하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9일 종가 기준 카카오 주가는 한 달 만에 15% 넘게 하락했다.

이번 에스엠 인수의 실질적 주체로는 카카오엔터가 꼽히고 있다. 카카오는 앞서 에스엠과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계약을 맺을 때도 카카오엔터에 계약상 지위 및 권리와 의무를 양도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카카오엔터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이 입금되기까지 카카오가 먼저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시장은 평가해왔다. 공개매수와 공개매수 공시에서 밝혀진 에스엠 지분 인수에선 카카오엔터도 전면에 등장했다.

카카오엔터가 상장과정에서 목표로 하는 20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위해선 에스엠 인수가 절실하다. 시장에선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에 대한 유상증자를 카카오엔터의 프리 IPO(기업공개) 성격로 보고 있는데, 당시 이들은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를 11~12조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신주발행주식수와 조달한 자금으로 역산해보면 카카오엔터는 주당 25만5000원 수준으로, 총 발행주식수를 곱하면 기업가치는 11조원을 소폭 상회한다. 목표 기업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에스엠 인수가 필수적이다.

이번 에스엠 인수 이후 카카오엔터가 상장을 추진할 경우 모회사인 카카오 주가에 미칠 영향을 두고 입장이 갈린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IPO 과정에서 지분 가치가 올라갔듯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기대와 중복상장에 대한 우려가 함께 나온다.

2021년 카카오 주가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상장 예비 심사 청구 및 통과 소식에 크게 급등한 바 있다. 카카오엔터가 2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는 만큼, 에스엠 인수 후 IPO 추진 시 또 한 번 주가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17만원에 근접했을 당시엔 금융업 자회사들의 상장 모멘텀이 크게 기여했다”며 “카카오엔터가 상장을 준비하는 그림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에 들어간 카카오 자금은 에스엠을 카카오엔터의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돌려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겠다는 카카오의 청사진에도 에스엠이 반드시 필요하다. 카카오는 ‘내수용’ 평가를 벗어나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혀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75%다. 에스엠의 해외 매출 비중은 62.96%로 이번 인수가 카카오의 목표 달성에 중요할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자회사 중복 상장으로 카카오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자회사가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상장 이후에는 자회사 가치가 두 번 계산되는 ‘더블카운팅’이 나타나 모회사 가치가 하락한다는 우려다. 카카오 주가 역시 핵심 자회사의 상장 이후 긴 하락세를 겪어왔다.

투자자들도 과거보다 자회사 상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을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을 추진하자 주주들이 크게 반발해,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평균적으로 자회사가 상장하면 기업 가치가 중복돼 모회사 주가가 할인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원칙적으로 모회사만 상장하고 나머지 자회사는 비상장으로 머무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상장할 가능성도 시장에선 흘러나오고 있다. 자회사 중복 상장에 대한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고, 카카오엔터가 목표로 하는 20억 이상의 기업가치도 인정받기 수월하다는 판단이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