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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있는 ‘댕댕이’ 보려 썼는데...강남 IP캠 유출에 반려족 ‘후덜덜’
2021년 IP카메라 이용률 12.4%
무단 접속 사생활 도촬 등도 급증

서울 강남 성형외과의 ‘IP 카메라’ 영상이 유출되면서 이를 구입한 일반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과 아이 관찰 및 보호, 1인 가구 보안을 위해 구매한 IP 카메라가 도리어 사생활 유출의 구멍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 10명 중 1명이 IP 카메라를 사용하는 만큼 보다 강력한 보안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8월 팻캠을 설치한 직장인 이모(36)씨는 “펫캠 만족도가 높아서 주변에도 추천하고 다녔다”면서도 “강남 병원에서도 유출 사고가 발생하는데, 개인이 쓰는 기기는 사생활 유출 위험이 더 있을 것 같아 없애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IP(인터넷 프로토콜) 카메라란 유선 또는 무선으로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를 말한다. 설치한 건물 내부 하드디스크 등에 영상이 저장되는 CC(폐쇄 회로)TV와 달리, PC나 모바일 기기 등으로 실시간으로 영상을 송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IP 카메라는 CCTV와 더불어 건물이나 공장 보안 등을 위해 사용됐다. 2019년 5G(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이후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등이 화두로 부상하고 IP 카메라 가격도 저렴해지면서 일반인 사용이 늘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펫캠’이다. 이씨는 “혼자 있는 반려견이 걱정돼 펫캠을 설치했다. 반려견이 보고 싶을 때 보고, 혹시 모를 이상 행동을 감지할 수 있는데다 최근에는 카메라에 달린 스피커로 제가 직접 말을 거는 제품도 있다”고 했다.

IP카메라를 사용하는 인구는 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의 ‘2021년 정보보호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IP 카메라 제품 이용률은 2019년 4.1%, 2020년 5.5%, 2021년 12.4%로 2년 만에 3배로 증가했다. 반려 인구를 중심으로 ‘펫캠’ 사용이 유행이 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나 재택교육 용도로 늘어나면서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IP 카메라 이용 목적으로 재택근무, 재택교육 활용 41.7%, 반려동물 확인 40.8%, 외부자 침입이나 도난 방지 39.1%, 가족 안전 확인 28.4% 등이 꼽혔다(중복 답변).

IP카메라 사용 인구가 늘면서 이를 해킹해 유출되는 일들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 2018년 반려동물 IP 카메라 사이트를 해킹해 IP 카메라 264대에 무단 접속한 40대 피의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8월에는 IP 카메라를 해킹해 2021년부터 7개월 동안 7000차례 넘게 여성 신체를 불법 촬영한 20대 남성이 징역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한 보안 전문가는 “IP 카메라는 사용자가 바깥에서 스마트폰 등을 통해 살펴보는데, IP 카메라뿐만 아니라 송출 영상을 시청하는 기기가 취약점이 될 수 있다”며 “실제 IP 카메라 영상에 접속하는 과정에서 취약점이 지속적으로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IP 카메라 영상을 볼 때는 PC방, 카페 등의 공용 와이파이가 아닌 개인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보안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지난 6일 서울 강남 성형외과 내부 IP카메라 영상 유출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병원 내부에 설치된 CCTV, IP 카메라 운영 시스템과 로그 기록 등을 살펴보는 중이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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