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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컷 쥐 2마리로 새끼 탄생…‘동성커플’ 생부모 길 열리나
日 연구진…"불임치료 활용, 동성커플도 자녀 얻을 가능성
[123rf]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일본 한 대학 연구진이 수컷 생쥐의 세포로 난자를 만들어 새끼 쥐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수컷 세포로 생식이 가능한 난자를 배양해 낸 세계 최초 사례로, 불임 치료나 동성 커플 출산에 활용될 지 주목된다.

연구진은 10년 안에 인간 남성의 세포로도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하야시 카츠히코 오사카대 교수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인간 유전자 편집 국제 콘퍼런스에서 규슈대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선 수컷 쥐의 피부세포를 채취해 줄기세포 상태로 만들었다. 줄기세포는 다른 형태의 세포로 변화될 수 있다.

수컷 쥐의 세포로 만들어진 이 줄기세포는 성염색체가 X염색체 하나와 Y염색체 하나(XY)로 이뤄져 있다.

연구팀은 이들 줄기세포에서 Y염색체를 제거한 뒤 X염색체를 복제해 서로 갖다 붙여 암컷 성염색체인 'XX'로 변환시켰다.

이러한 성염색체 조정으로 줄기세포는 난자가 되도록 프로그램화될 수 있었다. 이 세포들은 쥐 난소 내부 환경에 맞춰 고안된 배양 시스템인 난소 오르가노이드(미니기관)에서 난자로 배양됐다.

연구팀은 이렇게 배양된 난자를 정상적 정자와 수정시켜 약 600개의 배아를 배양했다. 배아를 대리모 쥐에 착상한 결과, 총 7마리의 새끼 쥐가 태어났다.

이러한 성공률은 약 1%로, 정상적 암컷에서 채취한 난자를 이용했을 때 배아의 착상 성공률이 5% 정도인 점과 비교하면 낮다.

하야시 교수는 "새끼 쥐들의 상태는 양호하며 수명 역시 보통이다. 생장한 뒤에 자손도 낳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적으로 10년 내로 인간 남성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사회가 용인한다면 원래 불임 여성 치료를 위해 발족한 이번 연구 결과물이 동성 커플의 자녀 출산에도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야시 교수는 BBC에 "사람들이 그걸 원하고 사회도 이런 기술을 받아들이면 나도 찬성한다"고 말했다.

하야시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제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X염색체를 일부 상실하는 '터너증후군'을 겪는 여성과 LGBTQ+(성소수자)의 자녀 출산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부정적 평가도 있다.

조지 데일리 하버드 의대 교수는 하야시 교수의 연구가 매력적이지만 사회가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우리는 아직 독특한 인간 배우자형성(생식 세포 형성) 생물학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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