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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 고무 오리에 휘장 둘러줬을 뿐인데, 태국 남성 징역 2년 실형 왜?
'왕실 모독죄' 적용…징역 2년형 선고
노랑 러버덕은 군주제 개혁 요구 민주화 시위 상징
태국 왕실 예복을 입은 러버덕 이미지가 붙어 있는 주스. 태국에서 러버덕은 민주화 시민의 상징이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노랑색 고무 오리 장난감에 휘장을 둘러줬을 뿐인데….

태국의 한 남성이 물놀이 장난감 러버덕에 태국 왕실 상징 휘장을 입힌 삽화가 담긴 달력을 팔았다가 옥살이를 할 처지에 몰렸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26세의 한 태국 남성이 이날 왕실 모독죄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았다.

2020년 12월 태국 방콕 시내에 '러버덕 혁명'이란 문구가 적힌 대형 배너가 걸려 있다. 사진 속 러버덕은 왕관과 태국 왕실 예복을 입고 있다. [게티이미지]

그는 2020년 12월에 친 민주화 페이스북 '랏사돈'(Ratasadon)에 정치 풍자 삽화가 포함된 달력을 팔았다가 체포됐다.

검찰은 그가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을 모욕하고 왕실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왕실 모독죄' 혐의를 적용 징역 3년형을 구형했다.

태국 형법 112조에 규정된 이른바 '왕실 모독죄'는 왕과 왕비,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2020년 11월 반정부 시위 참가자가 노란 오리 튜브에 목 줄을 달아 끌고 가고 있다. [게티이미지]

태국에선 2020년 7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뒤 '왕실 모독죄' 혐의로 체포된 사람이 200명을 넘었다.

당시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화 세력은 노란 러버덕을 왕실을 조롱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노란색은 태국 왕실의 상징색이다. 이후 노란 러버덕은 태국 민주화 시위대의 상징이 되었다.

국제 인권 감시 단체는 태국 정부가 정치적 반대파를 탄압하기 위해 '왕실 모독죄'를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일레인 피어슨 휴먼라이츠워치(HRW) 아시아 담당 국장은 "이번 판결은 모든 태국인과 전세계에 태국이 인권 존중 민주사회로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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