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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림의 현장에서] 외풍 앞 혼돈의 KT...주주피해 더는 안돼

“KT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네이버카페 ‘KT 주주모임’의 한 회원은 이렇게 성토했다. 수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는 KT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관련해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개설된 카페가 그야말로 성토의 장이 되고 있다. 일주일 사이 500명이 넘는 KT 소액주주가 몰렸다. 이곳에 모인 소액주주들의 바람은 하나. 하루빨리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KT’ 동력의 불씨를 다시 살릴 대표가 선임돼 KT가 안정화되는 것이다.

올해로 민영화 21년을 맞는 KT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다. KT의 CEO 인선에 정치권이 엄포를 놓으면서 벌써 5개월 가까이 차기 대표 선임 및 인사가 미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환경에 놓인 KT로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그사이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이 일찌감치 새 진용을 꾸리고 공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섰다. 반면 KT는 지난해 말부터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해 4월 분사한 KT클라우드의 경우 대표이사 선임 장기화로 투자 유치 결정이 최근에야 이뤄졌다. 벌써 몇 달째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및 조직 개편 이후 사업을 진행하자”는 소리를 듣고 있는 KT 협력 업체 피해도 작지 않다.

그사이 주가는 폭락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아우성이다. KT 수장자리가 흔들리면서 주가도 연일 하락세다. 구현모 현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 다음날(12월 24일)에 KT 주가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27일에는 2만9950원으로 장을 마쳤다. KT의 주가가 종가 기준 3만원 선이 무너진 건 2021년 12월 이후 약 1년3개월 만이다. KT 주가가 크게 곤두박질쳤다는 것은 경영 공백에 따른 시장 불안감이 작지 않음을 방증한다.

KT 이사회는 차기 대표이사 압축 후보 4인을 최종 심사해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윤 후보자가 제시한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KT의 미래 비전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10%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KT 대표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한 만큼 윤 후보의 대표 선임을 현재로선 낙관하기도 힘들다. 만약 31일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이 부결된다면 이사회는 원점에서 CEO 후보 선정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임시 CEO라도 세워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수 있다. 리더십 부재가 장기화될수록 사태 수습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협력사 및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란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KT 대표 후보자에 대한 온갖 설이 난무하다. 윤 후보자가 현 대표와 같은 KT 사내이사라는 이유로 ‘그들만의 리그’로 폄훼하고 흠집을 낼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검증을 해야 한다. KT를 세계적인 경쟁력 있는 ICT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인지 주주들 스스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주주들이 이제 나서야 한다. 시장의 불안을 초래하는 외풍을 주주들이 막아야 한다. 그것만이 주주 및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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