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국에서 남성 모델들이 여성 란제리를 입고 광고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당국이 여성 모델을 기용해 속옷 광고하는 것을 검열하자 이를 피하려는 것이다.

미국 CNN은 7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혹독한 검열'을 피하기 위해 중국 남성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라이브 스트리밍 등의 판매 방송에서 여성용 속옷을 입고 판매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타오바오 등 유명 쇼핑몰에서도 란제리를 입은 남성 모델 사진을 찾아볼 수 있다.

방송을 보면 짧은 머리에 마스크를 쓴 남성이 여성용 속옷을 입고 판매하고 있다. 따로 머리나 메이크업 등 여장을 하지 않은 채 여성용 란제리를 걸치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제품을 설명한다.

란제리 업체가 남성 모델을 기용한 여성 란제리 판매에 나선 이유는 중국 당국의 검열 때문이다. 최근 중국 당국은 SNS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란제리를 전문적으로 판매해 온 몇몇 업체를 검열 대상에 올렸다. 여성 모델이 란제리를 입은 모습이 선정적이라는 이유였다.

이에 업체들은 사람이 아닌 마네킹을 활용하거나, 아니면 남성 모델이 란제리를 입히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에서는 여성 모델이 티셔츠를 입고 그 위에 란제리를 착용해 보여주는 방식을 쓰기도 했다.

남성 모델을 쓴 란제리 업체의 대표는 CNN에 "우리는 당국의 규정을 비꼬려는 게 절대 아니다. 모두가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 매우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여성 신체 노출에 대한 과도한 검열은 이전에도 있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환락의 거리편' 시리즈가 최근 중국에서 공개됐는데, 원작 애니메이션 속 여성 캐릭터들은 대부분 가슴이 파였거나 다리가 노출되는 등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으나 중국판에서는 캐릭터들의 노출 부위가 모두 옷으로 덮이도록 수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