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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한국에서 여성이 일하는 환경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여성의 환경을 평가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이 11년째 꼴찌를 차지했다. 그 만큼 여성의 사회적 권한이 작고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다는 반증이다. 다만, 한국은 남성 및 여성 유급 출산휴가 부문에서는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은 6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여성의 날인 8일을 앞두고 발표한 이 지수에서 조사대상 29개국 가운데 29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13년 시작된 평가에서 올해까지 11년 연속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아이슬란드는 지난해 2위에서 1위로 뛰어 올랐다. 또 스웨덴과 핀란드, 노르웨이가 뒤를 이어 북유럽 국가가 일하는 여성에게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과 함께 포르투갈, 프랑스, 벨기에, 뉴질랜드, 덴마크, 슬로바키아가 10위 내에 포진했고, 스페인, 폴란드, 오스트리아,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영국, 아일랜드가 뒤를 이었다.

미국(19위), 네덜란드(20위), 체코(21위), 독일(22위), 헝가리(23위), 그리스(24위) 등 11개국은 OECD 평균을 하회했다. 이 가운데 스위스(26위), 터키(27위), 일본(28위)은 수년째 같은 순위에 머물며 한국과 함께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는 남녀 고등교육 격차, 소득격차, 여성의 노동 참여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비용,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 세부 지표를 종합해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산출해 발표한다.

여기에서 순위가 낮다는 것은 일하는 여성의 환경이 전반적으로 열악하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국은 올해 주요 지표 대부분에서 바닥권에 머물렀다.

남녀 소득 격차는 31.1%로 집계돼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여성의 노동참여율도 남성에 비해 18.1%포인트 낮아 28위를 기록했다.

관리직 여성 비율과 기업내 여성 이사 비율 역시 작년에 비해 1계단씩 오르긴 했으나 28위로 여전히 뒤에서 2등이었다.

여성 의원 비율은 18.6%로 26위, 고등교육을 받는 비율도 여성이 남성보다 4%포인트 낮아 조사 대상 가운데 27위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여성이 다른 선진국 여성에 비해 여전히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고, 노동 시장에서 계속 소외되고 있으며, 사회적 권한 역시 크게 작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한국은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 부문에서는 25.2주로 일본(31.9주)에 이어 조사대상국 중 2위, 여성의 유급 출산휴가(34.5주)는 11위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