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보도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퇴근길 지하철 역사 안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여성이 시민들의 재빠른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7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6시 45분쯤 서울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환승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뇌전증으로 쓰러졌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에스컬레이터 입구 앞에서 돌연 정신을 잃고 옆으로 쓰러졌다. 이를 목격한 시민 박훈정 씨는 즉각 쓰러지는 A씨에게 손을 뻗었고, 바닥을 향해 쓰러진 A씨를 뒤편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바로 눕힌 뒤 주변의 또다른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박씨는 "쓰러진 여성을 보고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119에 신고해 달라고 소리치고, 얼른 팔과 다리를 주물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채널A 보도화면 캡처]

이후 에스컬레이터 주변에 있던 안전요원이 A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이 요원은 근무한 지 2주 밖에 되지 않은 70대 시니어 승강기 안전단원인 이용관 씨로, 그는 "지난해 3월 아내를 따라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면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다"며 "실전은 처음이라 겁이 났지만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전했다.

그 뒤 현직 간호사와 다른 시민들도 잇달아 A씨의 응급처치를 도왔다. A씨는 다행히 10여분 뒤 의식을 회복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로부터 추가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교통공사와 노인인력개발원은 A씨를 구한 시민 박씨와 이씨에게 감사패 수여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3월에도 간호학과 대학원생인 한 시민이 서울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에서 쓰러진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자동 제세동기(AED)로 응급조치를 해 생명을 구했다. 2021년 9월에는 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행 열차 안에서 쓰러진 승객을 한 시민이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해 '지하철 의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