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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탄한 美경제가 매파 자극...다시 쥐는 긴축 고삐
2월 고용보고서·CPI·소매판매지표 주목
고용·인플레 강세, 긴축 선택지 넓혀
美 경기침체 우려 키우는 역설로 작용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증권 거래인들이 7일(현지시간) 방송으로 중계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상원 청문회 발언을 주시하며 긴장된 표정으로 증시 동향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통화긴축 정책을 시사한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로이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제지표를 근거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면모를 부각하며 연내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이 사그라들고 있다. 탄탄한 미국 경제가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는 모습이다. 7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하게 나왔다”며 최종금리가 기존 전망치보다 높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앞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5% 급등해 지난해 12월(0.1%)보다 상승세가 뚜렷했다. 특히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1월 4.7% 상승해 12월(4.6%)를 웃돈 것이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신호로 여겨졌다.

여기에 1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 시장 예상의 3배를 웃돌면서 노동시장 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를 키웠다.

파월 의장은 이날 1월 물가 지표에서 주거비 등을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에서 디스인플레이션 신호가 미약하다고 지적하면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년 간 금리인상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며 시장 일각에서 기대한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상향 조정 기대에 선을 그은 것이다.

파월 의장이 줄곧 지표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탓에 이날 그가 어느 정도 매파적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장은 이 정도로 발톱을 세울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파월 의장은 매파로 분류되긴 했지만 중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최근 대표적 비둘기파인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3월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하면서 “금리인상 종료가 멀지 않았다”고 발언하면서 긴축 완화 기대를 키웠다. 중립으로 분류되는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는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완고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임금 상승이 둔화되면 해당 물가도 둔화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허틀 캘러헌앤코의 브래드 콩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파월 의장의 발언은 지표를 따른다는 (기존의) 입장을 완벽히 따른 것”이라며 “파월 의장은 0.50%포인트 인상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전략가 역시 “특히 고용과 관련해 경제지표들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강경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면 우린 당연히 걱정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이처럼 고용과 인플레이션 강세는 연준의 긴축 선택지를 넓혀주고 이에 대한 근거를 제공했지만 동시에 미국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는 역설로 작용하고 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 켄 그리핀 시티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을 “둔한 칼로 수술 받는 꼴”이라며 “우리는 경기 침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파월 의장이 데이터를 거듭 강조하면서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에 시장은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1월 물가지표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아직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더 빠른 긴축이 정당하다는 데이터가 나온다면 긴축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3월 FOMC 이전에 분석하고 결정을 내리는데 사용할 2~3개의 매우 중요한 지표가 있다고 밝혔다.

3월 FOMC 정례 회의는 21~22일 열릴 예정이다. 파월 의장이 언급한 중요한 지표는 10일 발표되는 2월 고용보고서와 14일 공개되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5일 나오는 소매판매 지표 등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고용보고서다. 만에 하나 지난 1월처럼 노동시장 과열이 확연할 경우 위험 선호 심리는 급격하게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지난달 고용 전망치는 22만5000개다.

찰스슈왑의 랜디 프레드릭 부사장은 블룸버그에 “연준은 줄곧 매파적이었지만 시장은 이를 믿지 않았고 연준이 매파 성향을 드러낼 때면 시장은 하락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번주 깜짝 놀랄 고용보고서가 나오면 이 모든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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