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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희도 내놔” 파르테논 유물 반환한 바티칸, 그리스는 영국도 압박
바티칸박물관이 그리스에 반환하는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 3점 중 하나. [AP=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그리스가 바티칸 박물관에 소장된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의 반환을 반기며, 다른 나라에도 이런 조치를 뒤따를 것을 촉구했다. 특히 유물 반환을 주저하는 영국 박물관을 겨냥해서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바티칸 박물관은 이날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 3점의 그리스 반환을 공식화했다.

바티칸 박물관이 반환하는 조각품은 기원전 5세기에 지어진 파르테논 신전 외벽을 장식했던 말머리 조각과 소년과 수염을 기른 성인 남성의 두상 등 총 3점이다. 이 조각상들은 바티칸 박물관이 교황 컬렉션으로 100년 이상 보관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12월 이 유물들을 그리스 정교회 수장인 베아티투데 예로니모스 2세 앞으로 기증했다.

예로니모스 2세를 대리해 이날 바티칸 박물관에서 열린 기증 서명식에 참석한 에마누일 파파미크룰리스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결정을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파파미크룰리스 신부는 "그리스가 어려움에 처한 시점에 이뤄진 이번 결정이 (그리스 국민에게)자부심과 행복감을 선사하길 기대한다"며 "다른 나라도 교황청이 보인 모범을 따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결정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독교 지도자들이 협력할 때 실질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바티칸 박물관이 반환한 조각품들은 이달 말 그리스에 도착, 오는 24일 열리는 기념식에서 공식적으로 전달된다. 이번 반환 결정으로 바티칸 박물관에는 더는 파르테논 신전 유물이 남아있지 않게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파르테논 신전. [연합]

이날 서명식에 교황청을 대표해 참석한 페르난도 베르헤스 추기경은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은 채 반환되는 유물 3점이 19세기 초 교황의 권한으로 '올바르게' 획득된 유물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양 박물관을 중심으로 약탈 문화재 반환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 박물관도 오랫동안 그리스와 갈등을 빚어온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에 대해 그리스와 논의 중이다.

조지 오스본 영국 박물관 관장은 최근 영국이 그리스와 함께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들을 영국과 그리스 양국에서 전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은 극히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소장 문화재를 영구히 돌려주지 못한다는 자국 법을 내세워 '파르테논 마블스'를 완전히 반환하는 대신 문화교류 취지로 '대여' 해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박물관은 그리스가 오스만제국에 점령된 19세기 초 당시 오스만제국 주재 영국 외교관이던 '엘긴 백작' 토머스 브루스가 파르테논 신전에서 떼어간 대리석 조각품 '파르테논 마블스'를 보관하고 있다.

파르테논 신전 외벽을 감싸고 있는 길이가 160m에 이르는 프리즈(띠 모양의 부조)의 일부인 이 조각품은 영국 박물관의 대표적인 전시물 중 하나로, 박물관 측은 해당 조각품이 합법적으로 획득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리스의 거듭된 반환 요청을 수십년 간 거절해 왔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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