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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명석 진짜 메시아면 어쩌냐며 혼란” 성폭행 피해자 前연인 증언
정명석 준강간 혐의 재판 증인 출석
JMS 측 "무죄 추정 원칙 지켜져야"

기독교복음선교회 총재 정명석.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77)씨의 여신도 준강간 혐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의 전 연인이 '정씨가 진짜 메시아라면 어떻게 하느냐'며 과거 피해자가 혼란스러워했다고 증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콩 국적 여신도 A(28)씨의 전 연인인 B(27)씨는 7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 심리로 열린 준강간, 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씨에 대한 재판에 출석했다.

B씨는 "(피해자가) 처음엔 지인의 일인 것처럼 얘기하다가 2021년 7월 말께 차 안과 월명동 건물 안, 피팅룸, 동굴 등에서 정씨에게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털어놨다"며 "피해자는 이것이 사랑인지, 혹은 하느님이 이 사람을 통해서 자기를 사용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워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제가 듣기에는 성폭행을 당한 것이 분명해 홍콩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기 위해 정씨를 만난다기에 말렸지만, 옆에 언니들이 있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며 "그럼 증거라도 남기라고 조언했고, 그렇게 녹취록을 확보해 전달받았다"고 부연했다.

검찰이 '피고인(정씨)이 메시아라 거부할 수 없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받는 거라고 했다고 진술했는데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냐'고 묻자 B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A씨가 경찰에 제출한 녹취파일이 원본이 아니어서 증거 능력이 없다며 채택에 부동의한 상태다.

변호인은 B씨에 대한 반대심문에서 A씨가 결정적인 증거가 담긴 휴대전화를 바꾼 이유를 추궁했다.

변호인은 "고소인 A씨가 증인의 조언에 따라 당시 상황을 녹음했다면 전화기를 바꿀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묻자 B씨는 "저한테도 음성 파일을 보내고 홍콩에 있는 친구에게도 보냈는데, 왜 전화기를 바꾸면 안 되느냐"고 반박했다. '성폭행 피해를 봤다면 DNA 채취가 우선인데 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엔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지만, 피해자는 혼란스러워했고 주저하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재차 "고소인에게 '왜 반항하거나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는지' 물어보는 게 맞지 않느냐"고 묻자 B씨는 "그건 2차 가해다. 피해자 탓으로 들릴 수 있어서 묻지 않았다"고 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증인에게 다른 남자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말을 한 게 이상하지 않으냐'는 변호인 물음엔 "그게 왜 납득이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맞받았다.

변호인은 "넷플릭스에 방영돼 국민적 관심사가 많은 것은 알지만, 무죄 추정의 원칙도 지켜져야 한다"면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피고인 측 증인신문에 충분한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정씨의 구속 만료 시점이 내달 말까지인 만큼 변호인 측이 요청한 16명의 증인을 모두 채택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씨는 2009년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출소 직후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A씨를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2018년 7월부터 그해 말까지 5차례에 걸쳐 금산 수련원에서 호주 국적 C(30)씨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정씨 측은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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