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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총재 "부동산 투자 꼭 성공한다는 생각, 다시 해야"
성장 3분기부터 반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부동산 투자는 꼭 성공한다는 생각이 잡혀있는데,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이 과거 트렌드가 미래에도 계속될 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집값 하락 속도가 올 들어 둔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물가상승률도 3월 4.5% 이하로 내려간 뒤, 연말 3% 초반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작년 한 해 집값이 평균 19∼20%나 너무 빨리 하락해 금융안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 걱정했다"며 "하지만 올해 1∼2월 떨어지는 속도가 완화돼 연착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자녀가 집값의 절반을 빚을 내 서울에 집을 사겠다고 하면 어떻게 조언하겠느냐는 질문에 "이자율 등 생각할 때 젊은이들이 자기 능력에 맞춰 고민하고, 더 신중하게 자산을 운용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물가상승 속도는 늦춰질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낮아졌는데, 3월의 경우 4.5% 이하로 떨어지고 연말 3%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다만 우리(한은)는 국제 유가가 올해 배럴당 70∼80달러로 유지될 것으로 가정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 상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유가가 90달러 이상 10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 공공요금 조정도 예정된 만큼 6월 이후에는 이런 변수들을 다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성장 흐름에 대해선 '상저하고' 전망을 재차 확인했다. 이 총재는 "상반기 1.1%, 하반기 2.0% 정도의 성장을 예상한다"며 "3분기부터는 성장률이 반등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긴축 흐름과 관련해 환율이 더 상승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장에선 연준의 최종금리를 5.25~5.5% 정도는 그냥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일부에선 그보다 높게 보지만 이번 주말 미국 고용지표, 다음 주 물가지표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금리 역전폭이 커지면 자본이 유출되고 환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는데 작년엔 연준이 금리를 75bp(1bp=0.01%포인트)씩 네번이나 인상하면서 달러가 강세로 갔지만 최근엔 한미 금리 역전폭이 125bp로 더 벌어졌음에도 환율이 중국 개방 영향으로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달러 강세 강도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은행 과점 체제 개선'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냈다.

그는 "은행은 면허를 받는 산업이기 때문에 과점 체제 부작용을 막는 것은 당연하고, 정부가 개입해 예대금리차 정보를 공개하며 이윤을 성과급보다는 금융안정에 출자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민간 중심의 은행 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변동금리 중심인 현재 은행 금리 체계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이 총재는 "예대마진, 이자율 등에 많은 비판이 있는데, 국내 은행 대출의 대부분이 변동금리라서 다른 나라보다 이 문제가 더 두드러지는 것"이라며 "20∼30년짜리 부동산 대출을 고정금리로 내주려면 은행들이 자기 위험 관리를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국채 20∼30년짜리 선물 시장 등이 없어 은행이 헷지(위험 분산)할 방법이 없다. 구조 개선에 한은뿐 아니라 정부도 더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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