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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성장·원화약세 ‘GNI 직격탄’...경기하강 우려 높아졌다
소득 높였던 수출·환율의 배신
고물가·고금리로 체감경기 얼어붙어
민간소비 주춤땐 성장·소득 동시 하락 우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원화가치 하락 영향으로 8%가까이 감소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소득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GNI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사실상 24년만에 가장 살림이 어려운 때였던 셈이다. 올해도 여건은 좋지 않다.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펜트업 효과(억눌렸던 소비 폭발 현상)로 성장을 도왔던 민간소비마저 주춤할 경우, 성장과 소득이 동시에 가라앉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원화가치 하락에 8% 급락한 국민소득...대만보다 뒤처져=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2661달러로 1년 전(3만5373달러) 보다 7.7% 줄었다. 연간 실질 국민총소득은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하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4220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4.3% 많았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지난해의 경우 이례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2.9%나 뛰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8.1% 줄어 달러 기준 1인당 명목 GNI도 감소했다”며 “하지만 원화 기준 명목 GDP(2150조6000억원)는 3.8% 성장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국민소득이 1년 전보다 2712달러 줄어든 것은,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이 각각 896달러 437달러만큼 증가에 기여했음에도 환율 상승으로 인해 4207달러 감소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제연합(UN) 기준 세계 7위(인구 5000만 이상 국가 대상)였던 1인당 국민소득 순위도 내려갈 전망이다. 당장 우리보다 뒤였던 대만이 작년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6.8%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증가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대만통계청은 작년 대만의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3565달러라고 발표했다.

▶여전히 높은 물가·금리에 얼어붙은 체감경기=문제는 올해 성장이다. 고물가·고금리로 실질국민소득마저 줄어들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하던 민간소비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은은 이날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0.4%로 종전 통계를 유지했지만, 민간소비(-0.6%)와 정부 소비(2.9%)는 기존보다 0.2%포인트씩 낮아졌다고 밝혔다.

소비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국민 경제의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명목 국내총생산을 실질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값)는 지난해 1.2%로 전년(2.3%)보다 낮지만, 착시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내수물가변동 뿐 아니라 수출 및 수입물가도 반영되기 때문에, 지난해 수입물가에서 차감이 발생하면서 1년 전보다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여전히 5%에 가깝다.

저축률도 1분기(35.7%)에서 2분기(34.2%), 3분기(32.7%), 4분기(32.3%)로 점차 감소해 가계 여력이 줄어듬을 나타내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한, 우리도 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물가상승률도 잦아들지 않아 올해도 고금리로 인한 저축이나 투자 등에 나설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소득 4만달러...2%대 성장 유지해야 가능=정부는 여전히 2027년을 목표로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를 추구하고 있다.

최정태 국민계정 부장은 “1인당 국민소득 구성요소는 실질경제성장률과 GDP디플레이터, 인구, 환율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향후 몇 년간 2% 내외의 성장률과 GDP디플레이터가 물가안정목표인 2%를 넘지 않고, 과거 평균 환율인 원/달러 1145원 수준에 자리잡으면 4만달러 달성은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달성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1인당 국민소득은 1994년 1만달러, 2006년 2만달러, 2017년 3만달러를 달성한 바 있다. 성연진·김현경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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