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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토니아 총선서 친우크라 여당 압승
칼라스 총리의 개혁당 31.2%로 승리…극우 EKRE 16.1% 그쳐

개혁당 의원들과 카자 칼라스 총리(가운데)의 지지자들이 5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A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5일(현지시간) 북유럽 발틱해 연안 소국인 에스토니아에서 실시된 총선에서 친(親)우크라이나 정책을 펴는 집권 정당이 극우당을 누르고 압승했다.

발틱지역통신사 BNS는 6일 잠정 집계 결과 여당인 개혁당이 31.2%으로 제1당을 수성했고, 극우 에스토니아국민보수당(EKRE)은 16.1%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중도 우파인 개혁당은 이로써 이전보다 3석이 늘어난 37석을 확보한 반면 EKRE는 이전보다 2석이 감소한 17석에 머물렀다. 에스토니아 의회는 총 101석으로 구성돼 있다.

중도 좌파인 중앙당은 15.3%의 득표율로 이전보다 10석이 줄어든 16석을 차지했다. 신생 정당 에스토니아200이 14석, 사회민주당(SED)이 9석 등을 각각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AP,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은 카야 칼라스(45) 현 총리가 이끄는 개혁당이 여론조사를 뛰어넘은 압승 덕분에 연정 구성에 유리한 입장에 섰다고 분석했다. 개혁당은 이념적인 차이를 이유로 EKRE와 연정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

재집권이 유력해진 칼라스 총리는 ETV방송에 “솔직히 이 정도로 이길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최종 선거 결과를 보고 산술적 정당 의석 분포에 기반해 연정 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주된 쟁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18.6%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활비 급등이었다.

고령층과 농촌 지역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EKRE는 에스토니아가 전세계에서 1인당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비율이 가장 높다고 지적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 왔다.

EKRE는 칼라스 총리를 ‘전쟁광’이라고 부르며 칼라스 총리 탓에 에스토니아 자체의 국방과 안보에 구멍이 생겼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칼라스 총리는 이런 비판에 맞서 유세 기간 “이번 선거는 에스토니아가 ‘고립되고, 냉혹한’ 국가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우호적이고 진보적이며 친서방적인’ 국가로 남을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2021년 집권한 칼라스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굳건한 지지 덕분에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다.

에스토니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인 그는 변호사 출신으로 유럽의회 의원을 지냈다. 그는 개혁당 창당 지도자 중 한 명인 심 칼라스 전 총리의 딸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는 에스토니아 집권당이 생활고 불만에 편승한 극우당의 도전을 뿌리치고, 러시아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로 관심을 모았다.

투표율은 63.7%로 집계됐고,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투표가 절반을 넘었다.

동쪽으로 러시아를 이웃하고 있는 인구 130만명의 에스토니아는 1991년 옛소련에서 탈퇴한 이후 EU와 나토 회원국이 된 이래 친서방 노선을 걸어왔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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