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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에도 늘었던 실질임금, 물가 폭등했던 지난해 통계 이래 첫 감소
[꺾이지 않는 고물가]
작년 월평균 실질임금 359.2만원...전년보다 7000원 줄어
코로나19 기간에도 증가했던 실질임금 5%대 고물가 직격탄
'고물가→실질임금 감소→소비위축→내수침체→고용감소' 악순환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코로나19 기간에도 줄지 않았던 실질임금이 지난해 치솟은 물가 탓에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실질임금은 물가 수준을 반영한 임금을 뜻하는 것으로 실질임금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이다. 이러다보니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비가 줄어들면 내수가 위축되고, 고용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 총액은 386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4.9%(18만1000원)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전년 대비 뒷걸음질쳤다.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59만2000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0.2%(7000원) 줄어든 금액이다. 상용근로자 1인 이상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월평균 실질임금이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가장 심했던 2020년에도 실질임금은 전년 대비 0.5% 상승한 바 있다.

실질임금이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5.1%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는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에도 실질임금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을 비롯해 전쟁과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차질 등 영향이 컸다”며 “여러 기관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을 3.5~3.9%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올해 명목임금 상승률이 4%를 넘지 않는다면 실질임금은 또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질임금 감소는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2다. 전월 대비 0.5포인트 떨어졌다. 지수는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86.7까지 내려갔다가 지난 1월 90.7까지 상승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꺾였다. CCSI는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대비 0.1%포인트 오른 4.0%를 나타냈다.

고물가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면 내수경기는 더욱 위축된다. 가뜩이나 수출이 어려운 상태에서 내수까지 위축되면 고용시장 영향도 불가피하다. 실제 1월 취업자 수는 41만1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1년 3월(31만4000명)이후 22개월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5월(93만5000명)이후 8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취업자 수가 13만명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면서 경기둔화로 인해 비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이 둔화되고 있다고 봤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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