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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군구 '열에 여섯'은 출생아 1000명 미만...'지방 소멸' 가속화
136개 시군구 연간 출생아 수백명대
전북 무주군·강원 평창군 등 소아·산부인과 없는 지자체 16곳
어린이집 줄폐원, 서울 화양초등학교도 이달 폐교…저출생 심화 악순환

신생아.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 중 열에 여섯은 출생아가 1000명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 곡성군, 경북 영양군, 경북 울릉군 등 3개 지역은 연간 출생아 수가 50명에도 못 미쳐 ‘0명’으로 발표됐다. 산부인과·어린이집·초등학교·학원 등 육아에 필요한 사회 체계 전반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지방의 저출산은 갈수록 심화할 수 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26개 기초자치단체(시·군·구)와 세종시·제주도 등 228개 지역 가운데 136곳(59.6%)은 작년 출생아가 1000명 미만이었다. 광역자치단체별로 출생아 수가 1000명 미만인 시군구 숫자를 보면, 서울(3), 부산(9), 대전(3), 인천(4), 광주(1), 대전(3), 울산(2), 경기(10), 강원(16), 충북(10), 충남(12), 전북(11), 전남(20), 경북(19), 경남(13) 등이다.

통계청은 100명 단위로 지난해 지역별 잠정 출생아 수를 발표했다. 50개 시군구는 연간 출생아 수가 0명(0∼49명) 내지 100명(50∼149명)이었다. 지난해 전국 평균 학급당 학생 수가 21.6명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갈 때쯤에는 해당 자치단체에 사는 모든 아이를 다 한 학교에 모아도 최대 7개 학급 밖에 못 채우는 셈이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산부인과·어린이집·학교 등 기존 시설에 대한 수요가 줄면 공급이 감소하면서 지역에 따라 산부인과가 전혀 없거나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그것이 다시 수요 감소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폐교·폐원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염강초등학교와 공진중학교가 2020년 폐교됐고, 광진구 화양초등학교도 이달 문을 닫는다. 비수도권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2018년부터 작년 4월까지 전국 초·중·고교 193개가 폐교됐는데, 이 가운데 171곳(88.6%)은 서울·인천·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학교였다. 어린이집도 2018년 말 3만9171개에서 작년 말 3만923개로 4년 만에 8248개(21.1%) 급감했다. 특히 0∼1세 영아 돌봄 수요를 주로 담당해온 가정어린이집은 이 기간 1만8651개에서 1만2109개로 35.1% 줄었다.

지방에서는 산부인과·소아과 진료를 받기도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북 무주군·강원 평창군 등 전국 16개 지자체에는 소아과와 산부인과가 하나도 없었다. 산부인과는 없고 소아과만 1곳 있는 지자체는 6곳, 소아과는 없고 산부인과만 있는 지자체는 4곳이었다. 2017년부터 작년 8월까지 소아과는 연평균 132개, 산부인과는 연평균 55개 폐원했다. 저출생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도 줄어드는 추세다.

한편, 지난해 전국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잠정)으로 역대 최저를 경신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떨어졌고,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가리키는 조출생률도 4.9명으로 전년보다 0.2명 감소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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