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 노부부가 A씨에게 전달한 편지.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사회적으로 높은 가운데, 아파트 위층과 아래층 주민이 손편지와 선물을 주고받으며 갈등 없이 지내는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4일 인천 지역 한 맘카페에 따르면,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14층에 사는 A 씨는 지난달 25일 저녁 무렵 자신의 딸 2명과 조카 2명을 데리고 아래층을 방문해 손편지와 롤케이크를 전달했다.

아래층에 노부부가 새로 이사를 왔는데 아이들이 너무 쿵쿵거리며 시끄럽게 한 것 같다는 생각에 다같이 모여앉아 편지를 쓰게 했다.

편지는 '떠들고 뛰어놀며 층간소음을 발생시켜 죄송하고 앞으로 주의하겠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모두 건강하시기 바란다'는 등의 내용을 적었다고 한다. 편지 내용이 길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각자 이름으로 한 장씩 작성했고, 그림도 그려 넣으며 최대한 정성스럽게 꾸몄다.

13층에는 노인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노부부가 외출 중이어서 노부부의 아들에게 대신 전해졌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이달 1일 오후 A 씨는 초인종이 울려 나가보니 13층 할아버지가 서 있었다. 13층 할아버지의 손에는 정성스럽게 적은 손편지와 5만원을 넣은 봉투가 들려있었다. 할아버지는 A 씨에게 이를 건네며 아이들에게 통닭을 사 먹이라고 했다.

A 씨가 연합뉴스에 제공한 사진을 보면, 노부부는 편지에서 4명 아이의 이름을 하나하나 적으면서 "편지를 받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단다. 너무나 착하고 반듯하게 자라고 있구나. 할아버지가 꼭 부탁할게. 지금처럼 조심하지 말고 신나게 놀아야 한다. 할아버지 손녀도 초등 6학년, 3학년이야. 낮에는 아무도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A 씨가 이런 내용을 지역 맘카페에 올리자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누리꾼들은 "진짜 읽는 내내 눈물 핑~~ 너무너무 감동입니다. 좋은 이웃이 정말 귀한 시대네요", "우와~ 너무나 멋진 분이시네요! 할아버지 답장 읽으며 코 찡했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