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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어때에 밀리더니” 재택 근무 폐지 난리난 ‘야놀자’
여기어때의 '올겨울 해외갈 때 여기어때' 광고 화면. [여기어때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원격근무라서 입사했는데, 이제 출근하라고?”

여가 플랫폼 야놀자가 자랑했던 ‘상시 원격근무’가 4월부터 사라진다. 경쟁사인 ‘여기 어때’의 추격이 매서운 가운데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며 내린 결정이다. 회사를 믿고 지방으로 이사까지 갔던 일부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상시 원격근무 폐지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내부 반발이 커지며 배보찬 야놀자 대표가 직접 사과하고 해명에 나섰지만 사태는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정리해고 수순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갑작스러운 출근 통보…대표까지 나서 해명

최근 야놀자는 4월부터 ‘하이브리드 유연근무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행 중인 상시 원격근무는 3월을 끝으로 종료된다. 야놀자 관계자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유연근무제는 4,5월에는 주 2회 출근, 6월부터는 주 3회 출근하는 방식으로 원격근무와 출근을 병행하는 방식의 근무제다.

야놀자 직원 인증을 한 블라인드 이용자들의 게시글. [블라인드 갈무리]

갑작스러운 출근 재개 소식에 직원들의 반발은 거세다. 직장인 소셜 플랫폼 블라인드에는 야놀자 직원 인증을 받은 사용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풀재택이라고 자랑해서 높은 연봉 포기하고 야놀자 왔다”라며 “먼 곳으로 이사와서 왕복 출근 시간만 5시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지방으로 이사 간 직원 홍보까지 하며 상시 원격근무라고 자랑하면서, 그걸로 연봉협상까지 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속초로 이사를 간 한 디자인 직무 직원의 사연이 언론 보도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지하철1호선 역사에서 출근을 위해 하차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불만이 커지자 대표가 나서 사과 및 해명을 내놨다. 배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회사 상황이 좋지 못하다. 역사상 처음으로 역성장했다”라며 “상시 원격근무가 지속될 것이라는 언급을 번복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도리어 ▷직원들의 근무 여건은 고려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원격근무 종료 통보 ▷회사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이번 조치가 사실상 ‘우회적인 정리해고’가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역성장’의 의미가 “실제 성장 목표치에 미달했다는 의미다. 마이너스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어때의 무서운 추격, 더 치열해질 경쟁

배 대표의 해명대로 야놀자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2021년 약 3000억원에 인터파크를 인수하며 키웠던 몸집까지 줄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여행·숙박과 관련이 적은 인터파크의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를 상대로 초특가, 최저가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최대 경쟁사 ‘여기어때’의 거센 추격도 부담이다. 애플리케이션(앱) 신규 유입을 반영하는 수치인 앱 신규 설치 건수의 경우 여기어때가 야놀자를 이미 앞섰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3월까지 엎치락뒤치락했던 신규설치 건수는 4월부터 여기어때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 앱의 월간 사용자 수 차이도 크게 줄었다. 2021년 1월 약 60만명 차이로 야놀자가 크게 앞섰던 월간 사용자 수는 5만명 차이로 감소했다. 올해 2월 야놀자의 월간 사용자 수는 약 309만명으로, 여기어때(304만명)와 5만명 차이다.

여기어때가 2일 발표한 2022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여기어때의 영업이익은 301억원으로 2021년(155억원)에 비해 약 2배 성장했다.

여기어때의 '올겨울 해외갈 때 여기어때' 광고 화면. [여기어때 유튜브 갈무리]

국내 최대의 두 숙박 플랫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기어때는 기존 근무제도를 유지한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현재 유지하고 있는 전면 재택 근무에 대한 변경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실적 호조는) 브랜드 캠페인이 잘 되면서 이용자 유입, 인지도 상승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어때는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를 동원한 광고를 앞세워 해외 여행 플랫폼으로서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엔 연예인 노홍철과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 곽튜브의 베트남 여행 시리즈를 후원하며 브랜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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