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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값 전기차’ 묵묵부답에 실망? 테슬라에겐 ‘비용 절감’ 큰 그림이 더 중요했다 [투자360]
[유튜브 'Tesla'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기대했던 ‘반값 전기차’ 출시 계획이 빠진 것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2일(현지시간) 테슬라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3일 국내 증권가는 테슬라의 ‘원가 경쟁력 제고 전략’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州) 기가팩토리에서 개최한 ‘투자자의 날(Investor Day)’ 행사에서 차세대 모델의 조립 비용을 현재 모델의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당초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반값 신차’ 계획을 발표하는 대신, ‘반값 공정’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낸 것이다.

반값 생산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이번 ‘투자자의 날’ 행사를 통해 ▷공정 혁신 ▷규모의 경제 ▷저가 차랑 출시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확대를 통한 대당 원가 축소로 판매 가격을 인하하고, 생산과 판매를 극대화함으로써 얻은 실적 개선 효과를 대규모 투자 확대로 연결하는 기존의 전략을 구체화했다”며 “▷3세대 생산 플랫폼 ▷자체 생산 배터리 기술과 건식 공정 ▷기가캐스팅과 6단 병렬식 생산 공정 도입으로 대당 원가를 50% 절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내년 하반기 이후 새롭게 가동되는 멕시코 기가팩토리에서 3세대 플랫폼을 양산하고, 미국 텍사스·중국 상하이·독일 베를린 등 기존 공장에 대한 증설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강화할 예정이라는 내용도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2030년까지 2000만대 판매 목표를 실현해 지속적으로 원가와 판가를 인하하겠다는 목표를 테슬라가 공유했다”며 “약 10개 내외의 모델 라인업 구축을 통해 누적 판매 10억대를 달성하고, 이를 위한 에너지 솔루션을 구축하는 장기 목표도 새롭게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박연주·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테슬라가 밝힌 원가 경쟁력 제고 방침을 호평했다.

이들 연구원은 “이번 행사의 본질은 테슬라의 원가 경쟁력”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대중적인 전기차 양산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판매를 확대해 기업가치를 지속해서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테슬라는 이벤트 이후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로드맵이 현실화하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도 “테슬라 주가의 단기적인 변동성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번 투자자의 날은 테슬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재확인 시켜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동차의 플랫폼화를 통한 효용가치 제고를 위해, 전기차의 대량 보급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생산비용의 하락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면서 “신차 발표가 없어 단기적으로 실망감이 있을 수 있지만 제품군 확장도 향후 발표될 것이기에 (주가 변동성 해소는) 시간 문제”라고 판단했다.

배터리 내재화

테슬라가 이번 ‘투자자의 날’을 통해 설명한 2차전지 관련 내용에 대해서도 증권가는 잇따라 분석을 내놓았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스트림 내 광물 정제의 중요성과 리튬 중심 정제 내재화 등을 언급했고, 미국 내 양극재 대량 생산 시설 구축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했다”며 “테슬라가 작년 텍사스주 오스틴에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는 만큼 셀 뿐만 아니라 양극재까지도 궁극적으론 내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자체 양산에 나서는 ‘4680 전지’ 사업에 상당한 진전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원가혁신을 통해 4680 전지가 향후 2차전지 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술·사업적 토대를 마련했다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테슬라가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내재화를 달성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국내 2차전지 산업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기자동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용으로 240테라와트시(TWh)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생각하는 미래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성을 보여준 것은 의미가 크다”며 “단기적으로 국내 2차전지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대한 영향을 따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수요 성장의 기회가 존재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단기 조정 시 분할 매수 기회”

금융투자업계에선 ‘투자자의 날’에 대한 기대감 소멸로 인해 테슬라 주가가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주가가 80% 가까이 급등한 점에서 차익실현 매물 출회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차세대 플랫폼 도입 시점이 불확실하고 ‘모델3’와 ‘모델Y’에 대한 페이스리프트 계획 등이 없다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2월 테슬라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43.6%, 전월 대비 12% 증가하는 등 양호한 오름세를 보였다”며 “단기 주가 조정을 분할 매수 기회로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노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셀), 엘앤에프(양극재), LG화학(양극재), SKC(동박), 나노신소재(도전재)를 테슬라 4680 전지 생태계에 포함될 국내 2차전지 종목들이란 점에서 최선호주로 제시하기도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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