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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PF 80% 이상이 장기회수 물량…우발부채 현실화 우려” [투자360]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나이스신용평가는 증권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82%가 자금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가 준공될 경우 최종 투자원금 회수에는 무리가 없으나, 원금 회수 전까지는 우발부채 현실화 등 우려가 계속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2일 ‘증권사 부동산PF 투자자금 회수 여력과 리스크 대응능력 점검’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했다. 나신평 유효등급을 보유한 국내 증권사 25곳의 지난해 3분기 업무보고서를 바탕으로 부동산PF 리스크를 분석했다.

나신평은 지난해 12월을 정점으로 단기금융시장 유동성 경색이 진정국면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PF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전자단기사채(ABSTB) 유동 금리가 하락하고 발행 규모가 증가했으며, 신용등급 A2 증권사의 조달 상황도 개선됐다.

다만, 자금회수 전까지 증권사 부동산PF 리스크가 상시적을 확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우발부채가 현실화함에 따라 충당금 적립부담 증가, 신용공여 약정 실행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신평은 PF 사업장의 저조한 공정률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부동산 준공까지 이어질 경우 최종 투자원금 회수에는 무리가 없었으나, 분양형 본PF 사업장 중 공정률 20% 미만(미착공 포함) 비중이 68%에 달했다.

각 증권사가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아직 자금 회수(엑싯·Exit)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한 분양형 본 PF의 총 매출액은 216조원이다. 이중 66%(142조원)가 분양에 성공할 경우 증권사의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다. 즉, 준공에 성공할 경우 34% 가량의 완충여력이 있다.

문제는 저조한 공정률로 인해 투자자금 회수가 장기화한다는 점이다. 나신평은 전체 PF 익스포져 중 82%의 자금회수 소요 기간을 ‘장기’로 분류했다.

브릿지론과 비분양형 본PF의 경우 본PF 차환이 사실상 막히거나 투자심리가 저하돼 자금 회수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체 익스포져 중 브릿지론과 비분양형 본PF 비중은 41%에 달한다. 분양형 본PF(59%)는 공정률, 분양현황, 지역 및 물건 등에 따라 자금회수 소요 기간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신평은 증권사의 리스크 대응능력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PF 사업장 자금회수가 지연되는 가운데 금융경색이 재현되는 극단적 상황을 가정할 경우 증권사 순자본비율이 933.1%에서 275.4%로 하락한다고 판단했다. 이 경우 감독 규정상 규제비율(100%)를 상회해 업권 전체적으로 리스크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만기 도래 익스포져 9조7000억원 중 회수 가능성이 높은 금액은 2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별 만기도래 잔액 감소 비율은 AA 이상 증권사 20%, AA- 증권사 35%, A+이하 증권사 12%로 추정했다.

이규희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능력에 따라 증권사별 신용위험이 차별화할 전망”이라며 “총분양 대비 PF대출 상환 완충여력을 감안할 때 최종 분양까지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PF 양적 부담이 크고 회수 가능성이 열위한 증권사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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