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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녁은 구내식당서 테이크아웃” ‘공짜밥’ 가지러 출근합니다
네이버 구내식당 메뉴 사진.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판교의 한 IT회사에 재직 중인 A씨는 얼마 전부터 회사 구내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포장해 퇴근하고 있다. A씨는 “어차피 회사에서 식비 지원이 나오는데 밖에서 제 값 다 주고 김밥 한 줄, 국밥 한 그릇 사먹느니 궁상이라 욕 먹어도 회사에서 테이크아웃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덕분에 식비를 쏠쏠하게 절약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 IT업계 종사 중인 또 다른 직장인 B씨도 회사와 제휴를 맺은 식당에서 도시락을 포장해 저녁을 해결하고 있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8000원 상당의 쿠폰에 몇 천 원만 추가하면 간편하고 저렴하게 배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B씨는 “기존에는 귀찮아서 포장해갈 생각도 못했는데 한 푼이 아쉬운 요즘에는 기를 쓰고 테이크아웃 해간다”고 했다.

펄어비스 도시락 코너. [펄어비스 공식 유튜브 캡처]

만원 한 장으로는 설렁탕 한 그릇, 순댓국 한 그릇 먹기 힘든 요즘, 식비 지원이 쏠쏠한 사내 복지로 주목 받고 있다. 한 끼만 회사에서 해결해도 20만원 가량의 월급을 더 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이러한 복지를 십분 활용해 구내 식당이나 외부 제휴 식당에서 식사를 ‘테이크아웃’ 해가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일부 회사에서는 적극적으로 테이크아웃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IT 및 게임업계 일부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테이크아웃 메뉴를 지원 중이다.

‘펄식당’으로까지 불리는 게임회사 펄어비스는 물론 엔씨소프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 대기업들도 샐러드와 같은 간편식을 도시락 형태로 들고 갈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업무에 열중하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사내에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라는 용도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집으로 가져가 먹을 수 있다.

펄어비스 도시락 코너. [펄어비스 공식 유튜브 캡처]

실제로 가파른 물가 인상에 식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며 도시락을 포장해가는 직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회사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을 집에서 먹어도 되느냐”, “집으로 가져가 먹는 게 이상하지 보이지 않겠느냐” 등 관련한 고민과 질문도 심심찮게 엿볼 수 있다.

모바일 식권서비스 운영하는 푸드테크 기업 ‘식신’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 지역 점심 한 끼 평균 비용은 1만2285원. 1만원으로는 한 끼도 해결할 수 없는 셈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내 복지에서 식대 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커졌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도 식사 개선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내 식당을 리모델링하거나 메뉴를 개편하는 곳도 등장했다. 당초 중식만 제공했다가 조·석식까지 지원 범위를 늘린 곳도 있다. 게임회사 네오위즈도 당초 석식만 무료로 제공했지만 올해부터는 전 직원에게 삼시세끼를 모두 무상 지원 중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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