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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도 캥거루족이 대세…‘MZ’ 4분의 1이 엄빠 집으로
집값 감당 못한 2534 청년층…“핵가족은 사치”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연로하신 부모님을 돌보기 위해 젊은 2030세대가 합가를 하는 게 아니다. 아직 젊고 경제활동을 하는 정정한 부모님의 덕을 보기 위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26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퓨 리서치센터는 2021년 기준 25세~34세의 미국 청년 중 4분의 1 가량이 부모님 또는 나이가 많은 친척 집으로 들어가 살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534 밀레니얼 세대가 그보다 나이 많은 세대와 함께 사는 형태는 ‘다세대 대가족’ 항목 안에서도 점차 그 비중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2001년 6% 비중에서 20년이 지난 2021년 9%로 성장했다.

퓨 리서치센터는 특기할 점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들이 여전히 은퇴와는 거리가 멀고, 건강 상태 또한 양호하단 것을 꼽았다. 즉, 이 세대 간 합가는 높은 집값과 아이 돌보기가 녹록치 않은 현실에 타협한 젊은 층이 스스로의 이득을 위해 결정한 것임을 시사한다.

2021년 기준 미국 가정의 20%는 최소 두 세대 이상이 함께 사는 대가족의 형태로 집계됐다. 다세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의 형태는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당연한 가정의 모습이었지만, 그 후 미국에서 급격하게 이뤄진 핵가족화로 인해 소수의 지위로 내려갔다. 1980년대에 12%로 가장 비중이 낮았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와 최근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이 비중은 크게 늘었다.

아울러 2022년에는 새로 집을 산 사람의 14%는 다세대 가족이었다. 이유는 처음 집을 구매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자금이 부족해서 부모님과 집을 합치는 조건으로 일정 부분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제시카 러츠 전미부동산업자협회(NAR) 부회장은 “이는 엄밀하게 말하면 스스로 가계를 책임진다는 ‘독립’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지만 실질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타개책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생생한 실제 사례를 전했는데, 30세의 다린 프리만이라는 여성과 그 가족의 이야기는 매우 전형적인 최근의 다세대가족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기혼자이며 두 명의 미취학 아이를 양육하는 다린은 지난해 플로리다주 탬파에 93평형(306㎡) 면적의 주택을 샀다. 주택을 사기 위해선 그녀의 아버지와 새엄마를 설득해야만 했다.

아버지가 집을 사는 데 돈을 일부 보태주면서 아마존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는 다린을 돕는 부업을 하고 월급을 받는 계약이 하나, 새엄마와 그녀가 데려온 이복 자매가 함께 사는 대신 아이들을 돌봐주는 조건이 둘, 식료품 구입 등의 생활비는 모두 n분의 1로 하는 등의 세가지 약속이 포함됐다.

다린은 WSJ에 “이렇게 살게 되고 나서야 처음으로 생활에 ‘도움’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비쳤다.

퓨 리서치 센터도 다린과 같이 다세대 가족으로 회귀한 성인들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음을 보고서에서 밝혔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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