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기업들이 정부의 압력으로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봇이 검열받지 않은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23일(현지시간) 일본 경제지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관계 당국이 중국 내 주요 IT기업들에 챗GPT 서비스 제공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이 당국으로부터 자사 플랫폼에 챗GPT에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들은 중국 기술기업들이 챗GPT와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사전에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챗GPT는 현재 중국에서 공식적으로는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일부 인터넷 이용자들은 가상사설망(VPN)을 통한 우회접속과 텐센트의 소셜미디어 위챗에서 개발자들이 제공하는 연결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이용해왔다. 하지만 당국의 압력이 커지자 텐센트는 개발자들이 제공하는 챗GPT 연결 프로그램 서비스를 차단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 데일리는 지난 20일 “챗GPT가 미국 정부가 지정학적 이익을 위해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사실을 조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 역시 당분간 직원들의 챗GPT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전했다.

지난해 11월 챗GPT가 공개된 이후 논문과 시나리오를 작성할 뿐 아니라 여행 일정을 짜주고 심지어 코딩까지 하면서 출시 2개월만인 지난 1월 월간 이용자가 1억 명을 돌파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열풍을 몰고 왔다. 이에 따라 구글이 생성형 AI 기반의 서비스 바드를 내놓고 오픈AI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검색엔진 빙 AI 챗봇을 출시했으나 이들 기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실제로 구글과 MS 모두 시현 현장에서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 등 오류가 발견되기도 했다.

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