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안 중심부의 웨양 고고학 유적지에서 발굴된 2400년 전 수세식 변기. [신화통신]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수세식 변기의 잔해가 중국에서 발견됐다. 발견된 유물은 구부러진 형태의 수세식 배관으로, 2400년 전 것으로 추정됐다.

22일 중국 차이나데일리, CNN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시안 중심부의 웨양 고고학 유적지에서 고대 중국을 통치한 엘리트층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변기 잔해가 발굴됐다.

차이나데일리는 연구원들이 ‘호화품’으로 묘사한 이 화장실은 왕궁 내부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며, 파이프는 야외 구덩이로 연결된다고 보도했다.

발굴팀의 일원이었던 중국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의 류루이 연구원은 관영 매체에 이 변기가 전국시대(기원전 475~221년)와 한나라 후기(기원전 206~AD 220년) 고위 관리들을 위해 마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변기가 사용될 때마다 하인들이 변기에 물을 부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세식 변기는 고대 중국인들이 위생을 중시했다는 구체적 증거”라며 고대에는 실내 화장실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세식 변기 잔해가 발견된 웨양의 유적은 1980년대에 발견됐다. 웨양은 진나라의 옛 수도이자 후에 한나라의 첫 수도다. 고고학자들은 고대 중국인들이 무엇을 먹었는 지 알아내기 위해 현재 화장실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을 분석 중이다.

현대 중국의 일부 지역에선 깨끗한 화장실 변기를 찾을 수 없어 여전히 문제라고 CNN은 보도했다.

재임 초기에 시진핑 주석은 농촌 위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국의 ‘화장실 혁명’을 약속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2018년 관영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화장실 문제는 결코 작지 않은 일이 아니며, 문명화된 도시와 시골을 건설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며 “농촌 진흥과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그러한 단점들을 해결하는 구체적인 과업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수세식 변기는 영국 법률가인 존 해링턴 경이 16세기에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을 위해 궁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