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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력 2위 러와 25위 우크라이나의 싸움 “AI가 다윗 승리공식”...‘스마트 워’ 시대로
드론·위성인터넷 등 활용 정보전쟁 양상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드론을 짊어지고 도네츠크 지역 전장으로 향하는 모습. [AP]

1년 전 러시아 탱크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을 때만 해도 러시아의 일방적인 공세가 예상됐다. 전쟁의 승패가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전쟁은 초기부터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탱크와 전투기 등은 제아무리 첨단 기능을 갖췄다 해도 ‘재래식’ 무기에 불과했다. 국방력(글로벌 파이어파워 지수 기준) 2위(러시아)와 25위(우크라이나)는 옛 기준에 맞춰진 숫자에 불과했다.

우크라이나가 튀르키예에서 수입한 200만달러(약 26억원)짜리 바이락타르(TB2) 드론은 최고 시속 200㎞로 날아 러시아 전차에 미사일을 꽂아넣었다. 드론 효과를 절감한 미국은 수 ㎞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스위치블레이드 드론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드론이 개전 초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면 이후엔 본격적인 첨단 기술이 우크라이나에 대거 출격했다.

단적인 예로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는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통해 끊겼던 인터넷을 우크라이나 군이 다시 쓸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의 힘은 막강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정보 싸움에서 러시아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IT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공격 목표가 어디인지 예측해 즉각 해당 지역민들에게 알렸고 탈출 경로와 보금자리 정보 등을 제공했다. 시가전을 대비한 행동요령과 사제 수류탄 제조 방법 등 각국 전문가들이 만든 영상도 우크라이나 군과 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실시간으로 소셜미디어(SNS)에 알리면서 국제적 여론은 러시아에 등을 돌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SNS로 결전 의지를 다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수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스티븐 펠드스타인 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이번 전쟁은) IT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어디든 눈과 귀가 참 많기 때문에 어떤 군대도 숨어서 나쁜 짓을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 빅데이터업체 팔란티어는 상용 위성이나 정찰 드론 등으로 수집한 위성 이미지에 적군 위치 정보를 포함한 뒤 AI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가시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네덜란드에서 열린 군사 영역에서의 AI문제를 다루는 장관급 국제회의(REAIM2023)에서 “올바른 기술을 식별하고 적용하는 능력이 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결정하는 문제”로 전환됐다고 지적했다.

REAIM2023은 이번 전쟁으로 확인된 드론 기술의 발전이 머지 않아 완전 자율 전투 로봇의 투입을 가져올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지난 15일부터 이틀 간 열렸다.

오노 아이헬스하임 네덜란드 국방총장은 REAIM2023 본회의에서 “미래 군대의 성과는 병력 규모나 역량뿐 아니라 알고리즘의 우수성에 의해 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장에서 AI기술이 사용되는 과정에서 민간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민간의 관여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새로운 논란거리가 됐다. 긴박한 전쟁 상황에서 AI가 인간만큼 세심한 판단을 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브룬숨 연합합동군사령부 사령관이었던 요르크 폴메르 프라운호퍼 연구소 군사수석고문은 “AI는 인간을 도와줄 수 있지만 절대 책임을 떠넘겨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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