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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의 청구서’에 고통받는 세계경제...‘脫러’ 체질개선 가속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동안 세계 경제는 지정학적 위기와 불확실성에 휩싸이며 큰 타격을 입었다. 에너지 대국인 러시아와 자원·곡물이 풍부한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글로벌 공급망을 혼란에 빠트렸고, 에너지·원자재·식량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고조됐다. 전세계가 ‘푸틴이 날린 청구서’를 받고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 전망 속에 세계 경제는 점차 ‘러시아가 없는 세상’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유럽은 러시아발 ‘에너지 쇼크’에 맞서 대러 의존도를 공격적으로 줄였다. 세계가 최악의 경제 위기는 모면할 것이란 ‘연착륙’에 대한 기대마저 확산하는 가운데, 그럼에도 경제학자들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악재이며 세계 경제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밀과 천연가스 최대 수출국인 러시아와 세계 최대 곡창지대라 불리는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은 순식간에 세계 에너지·식량 공급망을 마비시켰다. 개전 초기 밀과 대두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맞불로 천연가스 공급을 틀어막자 천연가스 가격도 개전 이전 대비 5배까지 뛰었다.

세계 각국은 동시다발적으로 에너지·식량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당장 아프리카와 중동 및 아시아 일부 지역 등 빈곤국과 개발도상국의 식량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위기 속에서도 세계는 전시 상황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은 지난 1년간 에너지, 식량 공급망에서 러시아의 빈자리를 메울 대안을 모색하며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하나씩 지워나갔다. 특히나 유럽이 겨울철 이상 고온 덕분에 러시아의 ‘에너지 협박’을 무력화시킨데다,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서 천연가스와 원유를 앞세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렛대 전략이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현재 천연가스 가격은 1년새 최저로 떨어져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 정치매체 포린폴리시는 “푸틴은 러시아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에너지를 영구적으로 약화시켜버렸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유럽은 러시아 대신 미국으로 천연가스 공급망을 다변화했다. 그리고 녹색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며 장기적으로도 대러 의존 자체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덕분에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는 불과 1년 사이에 9%까지 줄어들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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