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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성적 아직도 서버에, 유출 시점도 몰라…‘사실상 방치’ 지적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교육청에서 한정숙 경기도교육청 제2부교육감(오른쪽)이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유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지난해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유출로 인한 파장이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이 성적 출력 마감이 훨씬 지난 후까지 서버에 자료를 보관하고, 유출 시점을 제대로 특정하지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이 민감한 정보를 사실상 방치해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번에 유출된 자료는 지난해 11월 23일 경남교육청과 충남교육청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교육청 관내에서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응시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7만여명의 성적과 소속 학교, 이름, 성별 등이다.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전국 시도교육청이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 부산교육청이 돌아가며 시험을 주관하는데, 경기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시험과 4월 시험을 주관했다.

시험을 치른 후 경기교육청은 성적전산처리업체에 성적관리를 맡긴다. 이 업체가 성적을 전산처리해 이동식저장장치(USB)에 성적 정보를 담아 주면, 교육청이 이를 서버에 올리고 개별학교가 소속 학생들의 성적을 출력한다. 개별학교는 해당 학교 학생들의 성적만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성적전산처리업체로부터 받은 USB는 경기교육청 북부청사 내 이중잠금 시설의 보안금고에 보관한다.

경기교육청은 지난해 12월 7일 서버에 11월 시험의 성적을 올렸고, 같은 달 12일부터 지난 1월 6일까지가 개별학교들이 성적을 출력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경기교육청은 정확한 자료유출 시점도 특정하지 못했다. 성적 자료가 인터넷에 올라온 시점이 지난 19일이었다. 그 때까지도 성적은 경기교육청 서버에 남아있었다. 성적 출력기간 마감일로부터 45일이 지난 날까지 성적 데이터를 서버에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성적 출력 마감 이후에 민원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어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통상 한 달가량 더 보관한 뒤에 삭제한다”며 “유출된 성적자료는 이번 주에 서버에서 내릴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인 경기교육청이 민감한 성적 정보를 서버에 오래 놔둔 것도 문제라 지적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성적 출력 기간에만 서버에 올려두고 그 이후에 내린 뒤 민원이 발생하면 USB에 있는 것을 꺼내 보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며 “보안보다 업무 편의에 중점을 둔 것 같다”고 전했다.

정보보안업체 이스트시큐리티의 문종현 이사는 “중요하거나 민감한 정보를 다룰 때에는 정보의 보관기관·방법, 담당자 등을 명시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보안 의식이 부족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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