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 공식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어두운 밤 형형색색 불빛이 어지럽게 흩어진다. 보름달을 배경으로 한 원형 무대엔 은빛 폴댄스 기둥이 홀로 서 있다. 폴댄스 복장인 ‘폴 웨어’를 입은 소녀가 기둥에서 춤 실력을 뽐낸다. 춤사위가 잦아들면 소녀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 주류 광고라도 되는 것일까.

이 영상은 전북 진안군 공식 유튜브에 있는 지역 관광 홍보 광고다. 단 ‘진안으로 놀러 와~’라는 마지막 문구가 나오기 전까지 공공기관 홍보 영상으로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진안군 공식 유튜브 캡처]

보름달과 폴댄스, 초등학생을 조합한 30초 분량의 이 영상은 전북도가 지난 연말에 만들었다. 진안군의 명소인 마이산의 야경을 홍보할 목적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영상 속 소녀의 당시 나이는 11살이다.

폴댄스는 신체와 기둥이 밀착돼 신체 일부가 드러난 옷을 입는 게 자연스럽다. 다만, 초등생의 춤사위를 어른의 눈으로 곡해하고 있다고 보기엔 ‘눈길 끌기’ 이상의 관련성을 찾기 힘들다는 게 뒷말의 이유다. 이 영상에서는 폴댄스와 마이산이 무슨 관련이며 왜 이 소녀가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것인지 개연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해당 영상은 짧은 영상으로 큰 홍보 효과를 노리는 이른바 '숏츠' 형태로 누리꾼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기법을 사용했다. 시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라지만, 영상을 본 시민들은 정작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전주에 사는 김모(40)씨는 "공공기관이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 영상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내가 볼 때도 민망한데 이게 마이산 관광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전북도는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영상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