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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화면→작은 화면, 세계최초기술" 이 말에 2000명 속아 400억 날렸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큰 화면의 영상을 작은 화면으로 옮겨 볼 수 있는 미러링 관련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속여 2000여명의 투자자로부터 수백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업체 대표 A 씨 등 4명을 구속 송치하고, 관계자 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1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투자자를 모집해 2000여명으로부터 투자금 388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021년 8월 일부 피해자가 고소장을 제출하자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일당은 전국 각지에 대리점 200여 곳을 차려놓고 큰 화면의 영상을 작은 화면으로 옮겨서 볼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여러 대기업과 납품 계약을 했다고 홍보했다. 투자자들에게는 300%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큰 화면을 작은 화면으로 옮기는 기술은 통상 상업적 가치가 거의 없다는 것이 경찰의 수사 결과다.

일당은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시제품을 소량 만들었을 뿐 실제 납품 등을 위한 생산 설비는 전혀 갖추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당은 투자금을 앞선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주는 등 '다단계식 돌려막기'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거둬들인 투자금 상당액은 새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가로챈 투자금으로 이들이 취득한 부동산 등 40여억원 상당을 기소 전 몰수·보전(처분금지조치)했다. 피해금액에 비해 턱없이 적은 액수여서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온전히 되돌려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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