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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은 떠나지 않을 것” 바이든, 공습 경보 속 우크라 전격 방문
20일(현지시간) 극비리에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전격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성 미카엘 대성당을 산책하고 있다. [UPI]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을 앞두고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극비리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했다. 미군이나 동맹국 군대가 상황을 통제하지 않는 전쟁지역(war zone)에 미 대통령이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전쟁지역 방문 역시 처음이다.

5시간 가량의 방문 일정을 꽉 채워 소화한 바이든 대통령은 철통 보안 속에 전쟁 국가 방문이라는 행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지원을 재확인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오전 8시께 키이우에 도착해 마린스키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이 사선으로 섞인 넥타이 차림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환영 인사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여기에 있다.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의 정복 전쟁은 실패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약하고 서방이 분열돼 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생각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증거가 여기 이 방 안에 있다고 말했고,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신의 방문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하는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새 군사 원조 계획도 제시했다. 포탄과 대(對)기갑 시스템, 방공 레이더 등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장비 제공이 핵심 사항이다. 다만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전투기 지원과 관련해서는 “두 정상이 그 문제에 대해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두 정상은 각기 다른 일련의 무기에 대한 관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20일(현지시간) 극비리에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전격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UPI]

이후 두 정상이 호 인력이 통제하는 길을 따라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성 미카엘 대성당까지 함께 걷는 과정에서는 돌연 공습 사이렌이 울리기도 했다. 전쟁이 ‘현재 진행형’인 곳에 미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사실이 체감된 순간으로, 실제 미사일 등을 이용한 공습은 발생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키이우행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까지 전용기로 이동한 뒤 기차를 타고 국경을 건너 키이우까지 거의 10시간 동안 육로로 이동했다.

백악관 역시 이달 초 바이든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방문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은 수개월간 논의·준비돼 출국 이틀을 앞둔 지난 17일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이 이후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공개 일정에서 이런 내용을 빼는 등 방문을 자체를 함구했다.말 그대로 철통 보안 속에 이뤄진 방문이었던 셈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극도의 위험 속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함으로써 전쟁 장기화로 피로가 높아진 국제사회에 서방의 리더로서 러시아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일부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 방문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21일 의회 국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메시지 발신 측면도 있다고 지목했다. 러시아의 부당한 침공에 대해서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녹아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떠나기 직전 성명에서 “오늘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와 주권, 그리고 영토 보전에 대한 변함없고 굴하지 않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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