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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 불황에 일주일 내내 빈손...‘대기업 연봉’ 도배사는 옛말
한달 10여일 근무, 200만원도 안돼
작년 도배기능사 응시인원은 최대

“부동산 거래가 죽어서 이사를 가는 사람들이 적어지다보니 일감이 안 들어오고 있어요. 일주일 내내 빈손이었던 적도 있었어요.”

서울 성동구에서 도배업을 운영하는 김모(41) 씨는 도배 문의가 줄어든 것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 이맘때 들어오던 일감이 지난달엔 10여건이었다면, 최근 들어선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한 달 평균 20일 정도를 일했던 도배사들도 최근엔 근무일수가 10여일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씨는 “한달 수입 적어. 3~4년 전만 해도 19만~20만원하는 일당으로 한 달에 200만~300만원이상 벌었다. 요새는 일당으로 22만~27만원 정도 주지만 일감이 줄어들다보니 (도배사들이) 한 달에 120만원 정도 벌고 있다. 이마저도 5년 이상의 경력자들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거래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도배업계도 일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대기업을 그만두고 도배 자격증을 딴 사람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도배업은 ‘안정적인 업종’으로 여겨졌었다. 실제로 안정적인 일거리를 찾고자 도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이들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이와는 반대로 해당 업계의 일거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다.

서울 도봉구에서 도배업을 하는 A씨는 “아파트 이사로 들어오는 도배 문의가 일주일에 1~3건 정도로, 한달에 10건 미만으로 들어온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지난해에 비해 일감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경력이 적은 도배사들을 중심으로 다른 업종으로 이탈하는 현상도 발생한다고 했다. A씨는 “얼마나 일했는지에 따라서 일당도 천차만별이다. 단순히 자격증을 따서 도배업에 입문 했다고 해도 오래 버티기가 어려운 이유”라며 “부동산 거래 수준이 인테리어나 도배 매출의 바로미터인 이 업계에서 10년 이상 일한 도배업자는 25만원 정도의 일당을 받는다. 반면 해당 업을 막 시작한 저숙련자는 10만원 아래의 일당을 받고, 3~4년 일한 이들은 보통 18만원 정도의 일당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배업을 포함해 에어컨 설치공 인테리어 종사자 등 업계들은 (부동산) 거래가 이뤄져야 소비도 발생한다”며 “특히 도배 경우에는 사람들이 이사를 해야 일거리가 생기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도배자격증을 안전한 자격증으로 생각, 이를 취득하려는 사람들은 늘었다. 하지만 도배기능사를 취득하려는 응시자들이 늘어나는 반면, 현장 종사자들은 일거리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게 도배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실제로 2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도배기능사에 응시한 인원은 4688명으로,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2012년 응시자 수가 2149명인 점을 감안했을 때 10년 사이에 2.18배 늘은 수치다. 일거리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도배기능사 응시자가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서 관련 업계 학원 종사자들은 자영업자나 퇴직자 등 다른 업계에서 몰려든 이들이 많다고 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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